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5대 혐오 범죄’를 언급하며 “책임지고 컷오프하겠다”라고 주장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례로 볼 때 실제 컷오프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란 주장이 24일 나오고 있다.
임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성범죄·음주 운전·직장 갑질·학교 폭력·증오 발언 등 5가지를 꼽으며 “혐오 범죄를 저지른 인사가 국민 대표가 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 안에서 민심을 반영한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현근택 변호사와 강위원 당대표 특보가 각각 성 관련 부적절한 발언, 의혹 등이 불거져 출마를 포기했다. 서울 강북을에 도전하는 정봉주 전 의원은 과거 소송전까지 치렀던 성추행 논란과 관련, “모두 클리어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지역 현역인 박용진 의원은 이 세 사람을 ‘성 비위 의혹 트로이카’라고 규정하고 있다.
비주류 진영은 특히 ‘증오 발언’이 컷오프 사유로 꼽힌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친명계 인사인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전해철 의원을 “수박”이라며 비난해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양 전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전 의원 지역구인 안산 상록갑에 출마한다. 당 관계자는 “막말, 증오 발언은 너무 주관적이라 공관위나 지도부가 고무줄 잣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주 운전 전과가 있는 민주당 현역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10여 명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 이후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적용되지만, 그 이전에는 ‘선거일로부터 15년 내 3회, 10년 내 2회 이상 적발’이라는 느슨한 규정이 적용된다. 최근 예비 후보 적격 판정을 받은 이용주 전 의원은 20대 국회 때 ‘윤창호법’ 발의 한 달 만에 음주 운전이 적발돼 논란이 된 적 있다. 자녀의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진 안민석·정청래 의원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의 경우 음주 운전은 20년 전 일이라 기준에 걸리지 않고, 사생활 논란도 많았지만 성범죄는 아니다.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과거 트위터 등에서 ‘쥐·닭·벌레’ 등의 혐오 발언을 한 것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의원은 “(친명에선)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모든 의혹에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 대표부터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면 실제 얼마나 컷오프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