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pick] 李, 본인 사건 변호인 법제처장에 임명… 경향 "오얏나무 속담 새겨야"

  • 등록 2025.07.16 11: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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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 우려에도 원칙·기준 설명하지 못 해” (경향신문)
“’윤석열 사단’ 폐업하니 ‘이재명 로펌’ 개업…체질화 된 내로남불에 문제의식 못 느껴” (조선일보)
“정부 출범 40여 일 만에 인사권·특활비 부활·청문회 비협조 등 내로남불” (한국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법제처장에 자신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사건 변호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원철 변호사를 임명하자, 언론은 일제히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경향신문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는 이재명 정부의 행보에 대해 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지 사과와 설명이 없다면서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16일 <이 대통령 변호인들 공직 채용, '오얏나무 갓끈' 경구 새겨야>라는 사설을 통해 “법제처장은 정부 법령을 최종 심사하고 유권해석하는 요직 중의 요직”이라면서 “이런 자리에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형사 사건을 변호한 인물을 앉힌 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더불어민주당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검찰총장 때 징계 취소소송 대리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임명했을 때 ‘윤석열의 개인 변호사’ ‘법률적 호위무사’라고 했다. 그때와 180도 달라진 원칙과 기준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내로남불’이란 말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수의 대통령 변호인들이 고위 공직에 임명된 인사가 공정하다고 생각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를 새겨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조선일보도 지난 15일 <대통령들 친구 위한 자리 된 '법제처장'>이라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내로남불이 체질화돼 이제는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국회, 행정부, 그리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를 포함하면 이 대통령 사건 변호인 12명이 국정 곳곳에 포진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 대통령이 받아왔던 5개의 재판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사실상 중단됐지만, 퇴임 이후에는 재판 재개가 원칙”이라며 “그래서 입법부와 행정부, 대통령실 곳곳에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들을 배치한 것은 결국 대통령 방탄용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정부 때는 대통령과 가까운 검찰 출신의 과도한 공직 진출이 비판받았다면 이제는 대통령 변호사들이 다양한 분야에 과도하게 기용되고 있다”면서 “시중에 ‘윤석열 사단’이 폐업하니 ‘이재명 로펌’이 개업했다는 말이 나도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일보도 같은 날 <'대장동 변호인' 법제처장… 정권의 내로남불 쌓여간다>는 사설을 통해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원칙과 기준을 스스럼없이 바꾸는 정부·여당의 ‘내로남불’은 더 큰 문제”라며 “조 처장 임명에 대해 대통령실은 ‘적극적 법률 해석을 통해 일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대통령 의지를 잘 반영할 인사’라고 했을뿐, 왜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 출범 약 40일 만에 쌓인 '내로남불'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라며 “여당이 되자마자 민주당은 특활비를 부활시켰다. 윤 정부의 국회 인사청문회 비협조를 비판했던 여권이 청문회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것도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전 정부 잘못을 답습하면서도 반성하지 않는 '내로남불'이 반복된다면, 민심이 순식간에 등돌릴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심민섭 기자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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