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예견된 후폭풍… 현금 부자들, 경매로 아파트 ‘줍줍’ 나섰다

  • 등록 2025.11.03 11: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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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102.3%로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
낙찰가율 상위 10개 중 6건이 토허구역 규제 발표 후인 10월 20일 이후 낙찰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시행 이후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에 '3중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현금 부자'들이 조건이 좋은 물건들을 경매를 통해 사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에는 주택을 전세끼고 살 수 없는데, 반대로 주택에 세입자가 들어 있으면 팔 수도 없기 때문에 이런 물건들이 경매시장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3일 뉴시스와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2.3%로 2022년 6월(110.0%) 이후 3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는 '부동산 거래 신고등에 관한 법률'상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에서 제외돼 실거주 2년 의무에서 자유롭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집값에서 전세금을 뺀 차액만큼은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현금 조달 능력이 없는 사람은 낙찰받을 수 없다.

 

주택담보대출 격인 경락잔금대출을 받으면 낙찰자가 실거주해야 하지만, 전세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물건은 낙찰자라도 들어갈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이로 인해 대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현금 부자'의 경우 전세를 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가 가능한 경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실제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상위 10개 경매건 중 6건이 토허구역 규제가 발표된 전달 20일 이후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서울 송파구 거여동 포레나송파 전용 67㎡(1층)는 감정가 11억7000만원 121.3%인 14억1888만원에 지난달 20일 낙찰됐다. 경매에는 무려 59명이 응찰했다.

 

해당 매물은 지난해 7월 경매로 11억5000만원에 낙찰된 뒤 올해 7월 2층 매물이 7억2000만원에 직거래됐다. 9월 한 차례 경매가 유찰되면서 최저가인 9억3600만원까지 하락하면서 응찰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것은 한강벨트인 광진구 광장동 청구아파트 전용 60㎡(12층)로, 감정가 10억1000만원의 139.7%인 14억1123만원에 매각됐다. 낙찰 시점은 규제가 발효된 뒤인 전달 27일로, 응찰자수는 27명이었다.

 

이번 대책에서 경기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 등 관내 12곳이 3중 규제로 묶인 경기도의 경매지표도 우상향했다. 10월 낙찰률은 43.6%로 전월(38.5%) 대비 5.1%p 올랐고, 낙찰가율도 0.4%p 오른 87.3%로 나타났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0·15 대책 전후 낙찰가율 자체가 큰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여전히 주요 지역 위주의 강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경매시장은 현금자산가의 투자수요가 진입하고, 매매시장 호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강세를 이어갈 확률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매 거래량 절벽이 이어지면 경매지표도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뉴시스에 말했다.

 

송원근 기자 

송원근 기자 wksong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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