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이 하고 싶은 행정만 해 서울의 글로벌 도시 지수(GCI, Global Cities Index) 순위가 정체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대체로 거짓'이라는 판단이 23일 나왔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인 'KEARNEY'(커니)에서 발표하는 GCI는 경영 활동, 인적 자본, 정보 교류, 문화 경험, 정치 참여 5개 분야를 점수화해 현재 영향력과 경쟁력을 측정한 지표다.
정 구청장은 지난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시를 놓고 보면 서울시의 경쟁력은 강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커니에서 세계적 도시들에 대한 순위를 매긴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지표인데, 10년 전에도 11위였다. 근데 작년에는 11위, 올해는 12위"라고 말했다.
그는 "커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잠재력(글로벌 도시 전망)은 전 세계 2위다. 핵심적인 내용은 삶의 질이 안 좋다는 것"이라며 "행정이 너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해서 그런 것"이라고 오 시장에 대해 비판했다.
미디어 감시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와 협력하고 있는 공정미디어연대(공미연) 팩트체크위원회는 팩트체크 보고서를 통해 정 구청장의 발언이 ‘대체로 거짓’이라고 밝혔다. 공미연은 포털 뉴스 검색을 활용해 검증했다.
공미연에 따르면, 정 구청장이 인용한 GCI 지수에서 서울은 2015년 11위였지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마지막 해인 2020년에 17위까지 하락했다. 이는 경향신문이 2021년 3월 10일 보도한 <갈수록 후퇴하는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과 연합뉴스가 2021년 8월 18일에 보도한 <[팩트체크] 서울 도시·금융 경쟁력, 박원순 재임때 급추락했나(종합)>이라는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경향신문은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의 경쟁력을 비교한 지수에서 서울의 순위가 최근 5년 사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 시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미래의 성장 잠재력 평가에서는 더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오 시장이 제38대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이듬해인 2022년에는 GCI 지수 17위에서 13위로 4단계 상승했다. 서울신문은 이를 2022년 10월 28일 <서울 도시 경쟁력 4단계나 올랐다>는 기사로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GCI 지수와 글로벌 도시 전망은 지난 10월 23일 <세계 최고 도시, ‘현재’는 美 뉴욕·英 런던... ‘미래’는 獨 뮌헨·韓 서울>이라는 보도를 통해 기사화됐다.
공미연은 "GCI 지수는 고 박 전 시장의 재임 마지막 해인 17위에서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11~12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단지 지난해와 올해만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다' 등의 정 구청장의 발언은 오 시장 재임 중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전혀 상승하지 못하고 오히려 침체된 것처럼 왜곡한 바, 이는 대체로 거짓"이라고 결론 내렸다.
심민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