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셋값이 2021~2022년 전고점을 향해 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4.1% 올랐다. 지난 8일까지 1주일 동안 오름폭은 0.32%로, 0.33%가 오른 2015년 10월 넷째 주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그런가 하면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동시에 월세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집주인에 대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었고 이에 따른 연쇄효과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사기 여파도 겹치며 집주인, 세입자 모두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신규 임대차계약 54%가 월세다. 전국 월세가격 지수는 105.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임대차 시장의 월세 중심 재편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 시장에서는 월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고, 월 300만원 이상 계약 비중도 9.4%로 집계됐다.
종래 집 없는 많은 서민들은 집을 사기에는 부족한 자금을 마련해 우선 전세를 살다 자금이 더 마련되면 은행 대출도 보태 집을 사는 방향으로 내집 마련을 해 왔다. 그러나 이처럼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다 월세마저 고공행진을 하면 서민들은 저축을 해서 집을 마련해 오던 종래의 패턴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서민들의 내집마련 사다리가 붕괴되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직전 1년간 2.0%와 3.6%의 상승에 불과했던 아파트 전세와 월세는 이 대통령 임기 1년간 각각 10.0%, 9.3% 급등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이제 조금씩 사라져가지 않겠나”라며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인 만큼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과도한 전세대출이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인식 아래 규제에 따른 임대차 매물 감소를 불가피한 조정으로 받아들이는 기류다.
월세화는 아파트를 넘어 연립·다세대주택으로도 번지고 있다. 전세 위축은 고강도 규제와 맞물려 있다. 정부는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의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 다주택자 압박이 더해졌다.
이재명 정부 1년간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 상승률이 문재인 정부 1년 대비 1.4배, 6배에 달했다. 전·월세 공급이 끊긴 데다 대출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 탓에 중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려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 정책이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좁아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된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외면한 정부의 개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 공급이 규제 위주의 수요 억제책으로는 집값 급등과 월세화를 막을 수 없다. 규제 위주에서 공급 중심으로 주택정책을 대전환해 서민들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해 주어야 한다.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트루스가디언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