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팽팽하게 맞섰던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지난달 31일 통과됐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3월 중수청·공소청법 처리로 검사의 직무 1호였던 '범죄 수사'와 '수사 개시'를 78년 만에 삭제한 데 이어 검사의 수사권 자체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표결로 종결시키고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이 과정에서 곽상언 민주당 의원과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반대 표결을,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기권 표결을 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해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299명 기준 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161명)과 조국혁신당(12명), 진보당(4명), 기본소득당(1명), 사회민주당(1명), 무소속 의석 수를 동원하면 범여권 주도로 토론 종결이 가능하다.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수사 주체에서 검사를 제외한 것이 골자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라는 내용의 196조를 삭제했다.
민주당은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법경찰관은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이행해야 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될 때는 1개월 범위에서 보완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에는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사유도 추가됐다. 추가된 공소 기각 판결 사유는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공소기각 사유 신설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붙여 온 '조작수사·조작기소' 주장을 그대로 법조문에 옮긴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법"이라고 반발해왔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반대 토론자로 나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발생한 장윤기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왜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속출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찬성 토론에 나선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번 개혁으로 사라지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이라며 "국민을 보호하는 장치는 오히려 더 강화됐고 피해자 권리는 확대됐다"고 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국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이번 개정안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시행되고, 국민께서 삶 속에서 그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심민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