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이 산업과 금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EC(2021)가 산업 5.0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McKinsey(2021), OECD(2023), BIS (2024a, 2024b), World Economic Forum(2025) 등은 인공지능이 금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종합적인 보고서를 발간했다. Kovari(2024)는 산업혁명 5.0에 관한 논문을 발간하고 Nicoletti(2021)은 인공지능시대 혁신하는 은행을 ‘Banking 5.0’으로 명명하였다.
이 가운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이 액센추어(Accenture)와 공동으로 2025년 1월 21일 발간한 백서 "인공지능시대 산업의 대전환: 금융 서비스 분야의 인공지능 (Transformation of Industries in the Age of AI: Artificial Intelligence in Financial Services)"의 핵심 내용은 전 세계 100명 이상의 금융사 최고경영진, 핀테크 전문가, 정책 입안자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 보고서는 AI가 개별 금융기관의 효율성을 넘어 금융 생태계 전체의 경쟁 룰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새롭게 대두되는 시스템적 위험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요 내용은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산업혁명과 금융 발전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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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
핵심 동력 |
금융의 형태 |
공간적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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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
기계, 전기 |
오프라인 종이 화폐, 전통 은행 |
금융기관 점포 중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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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
컴퓨터, 인터넷 |
전자 화폐, PC 뱅킹 |
가상 공간(PC)으로 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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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
모바일, 블록체인 |
모바일 뱅킹, 디지털 자산, 손안의 금융 |
언제 어디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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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
초거대 AI, 양자컴, |
자율 금융, 사물 금융(IoT), 보이지 않는 금융 |
일상에 녹아듦 |
첫째,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 효율성(비용 절감)에서 '매출 및 성장 중심'으로의 전환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동안 금융권의 AI 도입이 주로 백오피스 자동화, 내부 문서 요약, 단순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등 '운영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치중되어 있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2025년을 기점으로 비즈니스 리더들의 관심은 'AI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과 매출 성장' 기회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초개인화와 자율성이 증대되고 있다. 방대한 금융 데이터와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하여 실시간으로 맞춤형 자산 관리를 제공하고 프론트오피스(고객 대면 업무) 혁신을 통해 직접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보고서에 참여한 금융권 임원의 약 70%가 AI가 향후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 플랫폼 및 인프라 경쟁으로 금융 생태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 산업은 고유의 '데이터 집약적(Data-rich)'이고 '언어 중심적(Language-heavy)'인 특성 때문에 전 산업을 통틀어 가장 빠르고 파괴적인 AI 혁신을 겪고 있다. 투자의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다. 은행, 보험, 자본시장, 결제 부문 전반에 걸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자본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인프라의 한계 극복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레거시 시스템(구형 인프라)을 유지하는 기관들은 실시간 데이터 요구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신뢰 기반의 클라우드 및 유연한 AI 아키텍처(예: 데이터 메시 구조)로의 대대적인 인프라 전환이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
셋째, 3대 핵심 리스크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보고서는 AI의 폭발적인 확산이 금융 시스템 안정성에 가하는 구조적 위협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오정보(Misinformation)와 시장 교란의 위험성이 크다.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 뉴스와 오정보가 AI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주가 변동을 유발하고 시장의 신뢰를 붕괴시킬 위험이 단기적 글로벌 리스크 1위로 꼽혔다.
진화하는 사이버 위협 및 딥페이크(Deepfakes)도 문제다. CFO나 CEO 등 기업 경영진의 영상·음성을 정교하게 합성한 딥페이크를 활용하여 거액의 불법 송금을 유도하는 소셜 엔지니어링 금융 사기 수법이 급증하고 있으며, AI 자체가 방어망을 뚫는 무기로 악용되고 있다.
제3자 의존성 및 빅테크 집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금융사들이 고도화된 AI 모델과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수의 글로벌 거대 빅테크(Vendor)에 대한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특정 빅테크나 클라우드의 장애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마비를 초래하는 시스템적 리스크(Systemic Risk)로 번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넷째, WEF는 AI가 가져올 거시경제적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 기업,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책임 있는 거버넌스 연합'이 작동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정책 갭(Policy Gaps) 해소가 중요하다. 기술 발전 속도를 법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며, 단순한 그물망식 규제가 아닌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와 사이버 보안을 동시에 담보하는 정밀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인간-기계 협업 문화와 인재 재교육이 중요하다. 기술의 성공은 툴 자체보다 인적 자원의 변화에 달려 있다. 임원진의 AI 리터러시(이해도) 향상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재교육(Reskilling) 프로그램을 의무화하여 인간의 통제력과 AI의 자율성이 균형을 이루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요약하자면, 2025년 WEF 보고서는 금융권의 AI가 "단순한 비용 절감 도구"에서 "수익 창출과 산업 재편의 핵심 엔진"으로 진화했음을 선언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유발되는 딥페이크 사기, 시장 교란, 빅테크 종속 등의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신뢰와 안전망(Guardrails)'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트루스가디언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