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초에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일단 무게감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우월하다고 느껴졌고, 목전의 대미 통상협상 문제에서 이 후보보다는 한 전 총리가 한 수 위일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이렇다할 매력이 없으리라 봤고, 지지층은 묶겠지만 중도층에 소구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경우엔, 중도확장성은 크겠지만 아무래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낙인을 지지자들로부터 벗어내긴 어려웠다.
그런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김 후보가 확정되고, 특히 인터넷에서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 김문수’라는 이름으로 김 후보가 가진 매력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도 급격히 오르고 있음은 물론이다.
새삼스럽지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노동운동가로서의 이력, 심지어 그 배우자 설난영 씨도 노동운동가 출신이란 점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설난영 씨가 웨딩드레스가 아닌 그냥 원피스를 입은 채 결혼식을 치렀는데, 그 기념사진이 대중에 노출되며 신선함을 주고 있다. 결혼식에 전투경찰 수백명이 출동했다는 일화도 ‘재미’를 더한다.
또 노동운동 이력에 더해 김 후보가 한센인 등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늘 보살피려 했던 사실도 다시 알려지며 ‘약자를 위한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더해지고 있다. 게다가 딸과 사위 모두 우리 사회 약자를 돌보는 사회복지사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김 후보의 매력포인트가 되고 있다. 반면 이재명 후보의 아들은 상습도박에 성매매 의혹까지 받고 있는데, 곧 결혼식을 올린다고 한다. 예식 장소는 일반인은 접근하기 힘든 삼청각이다.
김 후보가 뛰어난 실력을 가진 행정가란 점이 새삼 주목받는 건, 경기지사 시절 김문수의 치적이 다시 알려지면서다. 김 후보는 재선 경기지사를 지냈지만, 본인 스스로 세번째 연임을 거부했다. 어찌보면 경기지사 시절의 업적이 단절된 것이다.
그런데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설립 △평택 삼성 반도체 산업단지 유치 △GTX 최초 도입 △파주 LG단지 △판교 테크노벨리 건설 등 수많은 업적이 회자되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이렇다할 지사 시절 업적이 없는데다가, 최근에 본인이 직접 치적으로 홍보한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가 대규모 공실 사태에 처해 있다는 게 알려지며 역풍을 맞고 있다.
배우자 설난영 씨가 여러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 등에 적극 나서며 김 후보 홍보에 일조하고 있는 점도 김 후보 입장에선 반갑다.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의 경우는, 배우자 김혜경 씨가 법인카드 유용 문제 때문에 언론에 나타나질 못하는 형편이다. 반면 설 씨는 자연스럽게 대중에 노출되면서 김 후보의 살아온 이력, 그의 인간 됨됨이, 각종 재밌는 일화 등을 스스럼 없이 얘기하고 있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광삼 변호사는 “김문수 후보의 제일 큰 장점은 선명한 메시지”라며 “‘청렴, 정직, 꿋꿋’이란 메시지가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이건 이재명 후보와는 완전히 정반대에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문수의 인기 상승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겐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 바야흐로 김문수의 재발견이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