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키자, 과거 송 장관의 ‘농망법’ 발언을 언급하며 책임 있는 후속 조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는 “’농업 4법’의 부작용을 줄일 수 없다면 차라리 사퇴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반면, 경향신문은 송 장관의 사과가 의미 있어지려면 확실한 정부 노선을 따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26일 <송미령 장관은 양곡법 부작용 줄이는 데 직을 걸라>라는 사설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농민 표를 얻기 위한 무리한 공약을 그대로 이행하는 건 실용주의를 표방한 새 정부의 자세는 아닐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도 부담스러워 밀어붙이지 못했던 양곡관리법”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만약 더불어민주당 색채가 강한 농림장관이 새로 임명됐다면 농민단체 눈치를 보느라 기존 양곡법과 다른 대안을 추진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가 ‘농망법’으로 불렀던 농업 4법이 실용정부답게 고쳐져 지속가능한 농정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농민단체와 국회 설득에 실패하고 별로 개선되지 못한 농업 4법을 재추진할 분위기라면 깨끗이 물러나는 게 옳다”고 밝혔다.
반면, 경향신문은 이날 <“농망법” 사과한 송미령 장관, 새 농정 방향 책임있게 밝혀야>라는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농업 4법을 농망 4법, 재해 수준이라고까지 했던 소신은 어디 갔냐’며 기회주의적 처신이라고 비판했다”면서 “농민단체와 진보정당은 ‘송 장관 유임은 내란 농정에 맞서 싸워온 농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자진 사퇴, 내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지속되는 혼란은 송 장관 유임이 인사 문제를 넘어 새 정부 농정 방향과 직결되는 사안임을 보여준다”며 “송 장관의 결자해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실패한 농업정책에 대해서는 사과 후 전면 재검토하고, 필요시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는다면 송 장관의 사과는 정부 따라 입장을 바꾸는 보신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