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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오정근 칼럼] 대혼돈의 시대 진실을 알고 싶다

흔들리는 대혼돈의 시대… 새로운 시대 과제 헌법 밖 방치
국내외 불문 성향에 따른 보도·해설 달라 국민은 어리둥절
진실 보도만이 국민 피해 줄일 수 있어

대혼돈의 시대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전쟁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는 상승하고 환율도 급등하고 금리도 오르며 주가는 곤두박질치더니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소식에 유가도 하락하고 환율도 진정되고 주가는 다시 오르고 있다. 그러더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휴전을 앞두고 힘겨루기하는 미국 이스라엘 이란 등의 엄포에 금융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다. 크게 보면 구 동유럽과 구 소련의 붕괴 이후 지속되어 오던 미국 일극체제의 지속여부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이런 과정에서 전통적인 동맹인 미국과 나토의 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는 완전히 대혼돈의 시대다. 새 질서 탄생 전의 혼돈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내적으로도 글로벌 혼돈 못지않다. 목전에 다가온 6.3 지방선거를 두고 공천 잡음 등 혼란이 고조되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계기로 개헌도 한다는 소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5·18 광주항쟁과 부마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지방자치 강화 △계엄 요건 강화 등 이견이 적은 사안을 중심으로 개헌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5·18 광주항쟁과 부마항쟁 등 역사적 평가가 아직 미흡한 사건에 대한 헌법적 평가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데 대한 이견들도 적지 않다.

 

법조계에서도 87체제의 구조적 한계가 이미 임계점에 달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9년간 헌법이 멈춰 있는 사이 인공지능(AI)·디지털 기본권·저출생·지방분권 등 전혀 새로운 시대 과제들이 헌법 밖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도 크다.

 

그런가 하면 이 대통령이 제안한 헌법 전문 수록이나 계엄 요건 강화 등을 통한 단계적 개헌보다는 권력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개헌 논의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87년 단행한 9차 개헌은 군부독재 종식과 대통령 직선제 쟁취에 방점이 찍히면서 정작 권력구조 분산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통령 1인에 인사권·예산권·감사권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가 39년째 이어지고 있다. 직선제 출범 이후 대통령 8명 가운데 4명(노태우·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됐고, 나머지 대통령 대다수도 본인 혹은 친인척 등의 권력형 비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소선거구제와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결합이 만들어낸 ’승자독식‘ 구조도 고질적 문제로 지목된다. 선거에서 이기면 모든 권력을 독식하는 구조는 정치 양극화를 고착화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5년 단임제 역시 임기 중반을 넘기면 레임덕이 시작되고 정책 연속성이 단절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책임정치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 오찬 회동에서 개헌 시 연임·중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건의한 것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어물쩍 딴 얘기만 하고 대답을 회피했다”면서 “결국 연임 빌드업 개헌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국가채무가 2월 말 기준 1312조 5000억 원으로 큰 폭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상 최대 3580만 명에게 10~60만 원을 지급하는 26조 원 규모의 추경을 두고도 말이 많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속에서 공급 병목을 해소하는 데에 역점을 두어야 할 추경이 3580만 명에게 현금을 살포하니 고물가는 더욱 악화될 우려가 크다. 선거를 앞둔 매표 추경이라는 지적이 야당 쪽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은 도무지 사실 또는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보도 주체들이 관점의 차이에 따라 사실을 다르게 보도하거나 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문제는 반트럼프 성향의 매체와 친트럼프 성향의 매체들이 서로 다른 사실을 강조하며 보도해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은 지금 가장 중대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리둥절하게 된다.

 

국내적으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시점에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개헌 논의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경제적으로도 국가채무가 사상 최대로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경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추경의 내용은 과연 고물가·고금리 고용불안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민생에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 국민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좌파 성향의 매체와 우파 성향의 매체 간에 보도 내용과 해석이 다르니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는 사이에 경제는 곤두박질쳐 국민들에게 피해를 초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튜버들은 유튜버들대로 좌파·우파 성향을 불문하고 진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국민들은 진실 보도에 목마르다.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트루스가디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