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칼럼
[오정근 칼럼] 국부론 발간 250주년의 한국경제 시사점
아담 스미스(Adam Smith, 1723년 6월 5일~1790년 1월 12일)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의 정치경제학자이자 윤리철학자이다. 1723년 영국 스코틀랜드 커콜디에서 태어났다. 그는 글래스고우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한 후 글래스고우대에서 도덕철학을 강의하고 총장을 역임했다. 성서이래 가장 위대한 책으로 평가되고 있는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은 1776년 3월 9일 처음 발간되었다. 올해는 2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그 이전에는 중농주의 중상주의가 지배하여 금 은 등 물질적 부를 많이 축적하는 것이 국가 경제정책의 중심이 되던 시절이었다. 많은 서구열강들은 식민지를 경영하며 금 은 등 보화를 축적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정작 국민들의 생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는 국부란 ‘국민들이 소비하는 생산물의 총량’이라고 규정하고 그 국부가 어떻게 하면 많이 증진되어 국민들의 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한 『국가가들 부의 본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 즉 『국부론』을 발간했다. 스미스 큰 기여는 “귀족 계층이 아닌 ‘모든 사람과 계층’의 번영(prospect for all)”을 위한 이론적 사상적 토대를 쌓은 것이다. 이로서 비로소 경제학이 탄생해 아담 스미스를 ‘경제학의 아버지’로 칭송하게 되었다. 아담 스미스가 비로소 국민들이 소비하는 생산물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담 스미스는 나라의 부는 ‘개인의 이익추구’와 ‘분업으로 인한 생산성 증대’ 및 흔히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요약되는 ‘교환이 자유로운 시장시스템’에 의해 작동할 때 가장 많이 증대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마음 덕분이다."는 명언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즉 개인의 이익추구, 분업 그리고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처럼 그는 단순히 이기심을 찬양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쫓을 때 결과적으로 공동체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자원이 배분된다는 논리를 설파한 것이다. 중상주의 중농주의가 지배하던 시절에 이러한 주장은 경천동지할 파장을 일으키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비로소 경제학이 탄생한 것이다. 개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심이 어떻게 사회의 발전과 조화를 이루는가를 아담 스미스는 사람들은 이기심과 더불어 타인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못하는 공감의 정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주장을 역설한 책이 그의 또 다른 명저 『도덕감정론』(1759)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이성과 더불어 감정이 있다는 관찰을 피력한 역저가 『도덕감정론』이고 그러한 사람들의 마음이 외부의 활동으로 나타나며 경제생활로 연결된다는 주장이 『국부론』이란 점이 주목된다. 그의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그가 평생 친구로 교유했던 스미스와 같은 스코트랜드 출신 계몽주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 1711-1776)의 『인성론』(A Treatise of Human Nature)(1739-1940 3권으로 출간)에서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경험론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데이비드 흄은 1711년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스코틀랜드 고등민사법원장의 딸이어서 흄은 법학 공부를 원했던 가족의 기대와 달리 철학에 심취하여 대학 시절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탐독하며 보냈다. 그는 유산을 상속받아 프랑스 유학 길에 오르게 되었고 데카르트가 교육받았던 라 플레셰의 예수회 대학에서 공부하며 그 곳에서 그의 첫 저작이자 대작인 『인성론』을 집필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흄은 에든버러 대학교의 윤리학 및 정신 철학 교수직에 지원했지만 무신론자라는 비난을 받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연구에 몰두하게 된 흄은 『인성론』 개작에 착수했다. 1752년 흄은 에든버러 변호사 도서관장에 임명되어 독서와 집필에 전념할 수 있었다. 카이사르 침략기부터 1688년까지를 서술한 『영국사』가 이 시기에 출판되었다. 아담 스미스는 이처럼 위대한 저술을 남긴 흄과 교유하면서 불후의 명작 『도덕감정론』(1759)을 저술하고 드디어 경제학을 탄행시킨 『국부론』을 발간했던 것이다. 25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주장이 왜 중요한가는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가 여전히 이 고전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분업화와 생산성의 원리는 근년 들어 코로나 사태를 겪고 다시 미중쟁패가 격화되면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관련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의 경제는 공급망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사활이 걸려있다. 공급망을 쥐고 있는 나라는 패권을 쥔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상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며 제시한 자유로운 교역의 가치는 현재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더욱 중요하게 빛을 발하며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2001년 중국을 세계자유무역기구(WTO)에 가입시켰다. 당시 서방은 중국이 세계자유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중국도 서방의 자유무역 원칙을 따를 것으로 판단했었다. 그러나 중국은 그 후에도 여전히 ‘중국특색사회주의’라고 하는 국가자본주의를 유지하며 국가의 보조금이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서방세계에 진출해 파이는 키우면서 중국시장은 잘 열지 않고 중국 정책에 따라 좌지우지하면서 천문학적인 무역흑자만 구가해 왔다. 2025년 중국 전체 무역 흑자는 전년 대비 20.0% 증가한 약 1조 1,89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대미국 무역 흑자는 2021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2025년 기준 미국의 연간 무역 적자는 약 9,015억 달러에 이르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현상은 공정무역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높은 관세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도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는 철강 석유화학 제품들이 한국시장을 공략하면서 한국 철강 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초토화되어 가고 있어도 한국은 반덤핑관세나 세이프가드 조치도 제대로 발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 사법, 공공기관 건설 등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도 명확히 규정해 큰 정부로 가려는 정부의 유혹을 경계했다. 스미스에게 ‘자유방임’의 딱지를 붙여서는 안된다. 스미스는 ‘자연적 자유의 체계’를 강조한 자유주의 사상가다. “국가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자유방임주의자로 환원될 이유는 없다. 다만 작은 정부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포퓰리즘에 경도된 좌파정부가 등장할 때 마다 막대한 재정살포로 재정은 몸살을 앓고 있다. 금년에도 성장률은 정부목표 2%에 물가상승률 전망치 2%인데 적극재정이라는 이름으로 재정지출 증가율을 8.1%로 잡고 정책을 추진하니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당연히 미래세대의 부담이고 재정위기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큰 정부의 규제도 문제다.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등 각종 규제 법안이 연일 여당이 다수당인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되고 있다. 시장의 역동성을 인식하지 못하면 정부개입을 부르게 되며, 정부가 시장과 경합할수록 서민들의 ‘삶의 무게’는 무거워진다. 규제는 결국 기업을 질식시켜 국민들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국부를 위축시켜 결국은 국민의 후생을 감소시킨다. 이처럼 아담 스미스가 250년 전 국부의 증진 원리로 주장했던 시장경제 자유무역 작은 정부 정책은 지금 한국경제에도 중요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수천년 동안 빈곤의 늪에서 헤메던 인류를 대풍요 시대로 이끈 산업혁명 시기에 때마침 발간된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은 여전히 경제학의 고전으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오랫동안 스미스의 『국부론』에 기초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맑스의 『자본론』(1867)에 기초한 공산주의 계획경제가 양대 산맥을 이루며 오랜 냉전체제로 인류를 지배해 왔으나 1989년 동유렵의 장벽이 무너지고 이어서 1991년 구 소련이 붕괴하면서 인류역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우월함을 역사적으로 증명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89년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을 발간하고 냉전 종식과 함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인류의 최종적이고 보편적인 통치 형태가 되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는 역사의 진보가 멈췄다는 의미로 이념 경쟁이 종결되고 자유주의 체제가 승리했음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특색사회주의’라고 하는 국가자본주의 중국이 부상하고 2020년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는 등 냉혹한 현실이 지속되며 여전히 신냉전이 가열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설상가상 아담 스미스가 주장했던 자유무역 질서도 위협을 받고 있고 한국 등 많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에서도 큰 정부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장경제 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아담 스미스가 250년 전 『국부론』에서 주장했던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볼 필요가 커지고 있다.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트루스가디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