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은 세계만방에 자유민주주의를 확산시키는 큰 계기가 된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자유민주주의의 효시는 영국 계몽주의 정치사상가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의 『통치론』(Two Treatises of Government, 1689)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모두가 주지하는 바와 같다. 그 이전에는 ‘왕권신수설’이라고 하여 모든 권력은 왕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왕권신수설은 강력한 왕권의 기초가 되어 수 세기 동안 인류를 지배해 왔다. 그러나 존 로크는 왕권신수설을 부정하고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생명·자유·재산권을 가지고 있다는 혁명적인 ‘천부인권설’을 주장했다. 이때 주장된 재산권을 토대로 영국에서는 1700년대 전후에 개인들의 특허권이 인정되고 이 특허권은 증기기관, 면방직 등 각종 기계를 발명하는 토양이 되면서 마침내 1700년대 중반 영국의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바탕이 되었다. 1700년대 중반 영국의 산업혁명은 영국을 해상강국으로 도약시켜 그 후 다시 100여 년 동안 선진국의 지위를 누리게 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대부분 100여 년 동안 선진국의 지위를 누리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오는 9월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소비자물가 상승이 물가 안정 목표치(2%)보다 높은 3%대를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이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매파적 기조를 보였다. 이어 일본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6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일본은행 기준금리가 연 1%로 올라선 건 1995년 8월 이후 약 31년 만이다. 일본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는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꼽힌다. 일본의 5월 기업물가(한국의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6.3%로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물가 등 부담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 미국과 금리 격차와 일본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로 엔화 약세가 지속된 점도 금리
Ⅰ. 왜 지금 다시 맹자인가 21세기 현대 정치는 고도의 지식 정보화와 대의민주주의라는 정교한 시스템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양극화, 그리고 정치적 불신이라는 깊은 침체에 직면해 있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돌보기보다 정쟁과 권력 유지에 몰두할 때, 사회적 신뢰는 붕괴하고 공동체의 기반은 흔들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원전 4세기 혼란스러운 전국시대를 관통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백성의 먹고사는 문제'를 정치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맹자(孟子)의 사상은 시대를 뛰어넘어 강력한 경종을 울린다. 맹자 사상의 핵심은 수기치인(修己治人), 즉 위정자가 먼저 스스로를 수양하여 천성을 회복하고, 그 도덕적 영향력으로 천하를 다스려 이롭게 해야 한다는 데 있다. 고대 왕조 국가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맹자는 왕이 도덕성을 바탕으로 정치를 펼치는 왕도정치(王道政治)를 부르짖었다. 이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도 위정자의 도덕적 책임과 민생 중심의 정책이 왜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지 설명하는 핵심적 틀을 제공한다. Ⅱ. 맹자 사상으로 본 왕도와 민생경제 맹자 정치철학의 출발점은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이며, 그 핵심 동력은 인의예지(仁義
1980년 폴란드에서 한 경제학자가 슈퍼마켓을 처음 방문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는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한다. 이것을 계획한 사람이 누구인가? 그 슈퍼마켓의 상품 배치는 누구도 계획하지 않았다. 수천 명의 생산자, 유통업자, 소비자가 각자의 필요와 이익을 좇아 움직인 결과물이었다. 이 일화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August von Hayek)가 평생 강조한 한 가지 진실을 압축하고 있다. 복잡한 사회 질서는 누군가의 설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개인들의 자발적 상호작용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그는 이것을 자생적 질서(spontaneous order)라고 불렀다. 지식은 분산되어 있다 하이에크의 출발점은 지식에 관한 통찰이었다. 그는 사회에 필요한 지식이 어느 한 사람이나 기관에 집중될 수 없다고 보았다. 어느 지역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방식이 더 효율적인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 이 모든 정보는 현장의 수많은 개인들 속에 분산되어 있다. 문제는 이 분산된 지식을 중앙에서 수집하고 처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뛰어난 관료도,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도 수억 명의
최근 전셋값이 2021~2022년 전고점을 향해 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4.1% 올랐다. 지난 8일까지 1주일 동안 오름폭은 0.32%로, 0.33%가 오른 2015년 10월 넷째 주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그런가 하면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동시에 월세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집주인에 대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었고 이에 따른 연쇄효과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사기 여파도 겹치며 집주인, 세입자 모두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신규 임대차계약 54%가 월세다. 전국 월세가격 지수는 105.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임대차 시장의 월세 중심 재편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 시장에서는 월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고, 월 300만원 이상 계약 비중도 9.4%로 집계됐다. 종래 집 없는 많은 서민들은 집을 사기에는 부족한 자금을 마련해 우선 전세를 살다 자금이 더 마련되면 은행 대출도 보태 집을 사는 방향으로 내집 마련을 해 왔다. 그러나 이처럼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다 월세마저
2007년 6월 29일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세상에 내놓던 날을 기억하는가? 그것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가 아니었다. 전화기, 카메라, 음악 플레이어, 인터넷 브라우저를 하나로 합친 그 작은 유리판 하나는 해당 산업 및 그와 관련이 없던 산업까지 통째로 뒤흔들었다.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산업의 질서가 한 사람의 상상력 앞에 무너졌다. 이것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는 일찍이 예견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본질적 동력을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라고 불렀다. 낡은 것이 무너져야 새로운 것이 선다. 그리고 그 파괴와 창조의 중심에 항상 한 사람이 서 있다고 했다. 바로 기업가(entrepreneur)다. 파괴하는 자 아닌 창조하는 자 슘페터가 말한 기업가는 단순히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기업가를 혁신자(innovator)로 정의했다. 신제품 개발, 새로운 생산방식 도입, 미개척 시장 진출, 새로운 원료 확보, 새로운 조직 형성 등 이 다섯 가지 혁신 중 하나라도 실행하는 사람이 기업가다. 단순히 기존 방식을 반복하는 사람은 슘페터의 눈에 기업가가 아니라 관리자(man
'시장(市場)'이라는 단어는 요즘 썩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경쟁은 냉혹하고, 이윤 추구는 탐욕처럼 보이며, 실패한 자는 그 자리에서 도태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묻는다. 자유시장이 정말 좋은 것이라면, 왜 그렇게 잔인해 보이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는 250년 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잠시 돌아가야 한다. 1759년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국부론》보다 17년 앞서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을 세상에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미스를 보이지 않는 손의 경제학자로만 기억하지만, 그는 본래 도덕철학자였다. 그리고 그가 평생 씨름한 핵심 질문은 하나였다.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 공감이라는 이름의 시장 원리 스미스의 답은 공감(sympathy)이었다. 그런데 그가 말한 공감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는 감정이입이나 연민과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타인의 처지를 상상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능력, 즉 공정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내면의 거울이었다. 시장은 바로 이 공감의 원리 위에서 작동한다. 빵집 주인이 매일 아침 빵을 굽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6월 4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꼭 1년 만에 치르는 전국 동시 선거다. 4년 만의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우리 국민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우리의 자유는 위축됐고 법치는 무너졌으며 국론 분열은 과거 어느 때보다 깊어졌다. 처참하게 망가진 대한민국의 모습에 지난 대선을 되돌아보는 국민도 적지 않을 듯하다. 너나 할 거 없이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새로이 가다듬어야 할 때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는 선거를 통해 수렴된다. 그래서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한다. 하지만 선거판은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는 각종 소음으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 자신의 치부를 숨기는 허위 사실 유포, 막무가내로 상대 후보를 헐뜯는 흑색선전, 유권자의 눈과 귀를 속이는 가짜뉴스 등이 난무한다. 언론의 공정하고 정확한 선거 보도는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만개하는 필수 조건이다. 언론이 그 역할을 못 하면 선거는 민주주의의 쓰레기 수거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언론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주의 수호자’ 역
1936년 런던의 서점가에 등장한 불과 5실링짜리 한 권의 단행본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으니, 그것이 다름 아닌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쓴 『고용·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 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이었다. 『일반이론』은 출간되자마자 중판을 거듭하면서 현대 경제학의 체계와 방향에 일대 전기를 마련하였다. 케인즈는 1883년 6월 영국 케임브리지의 하아비가(街)에서 태어나 명문 이튼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수학했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시장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편,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거시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올해는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케인즈가 『일반이론』을 출간한지 9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케인즈는 『일반이론』 출간 10년 후인 1946년 4월 21일에 서거해 바로 오늘이 케인즈 80주기다. 『국부론』 250주년 『일반이론』 90주년 그리고 케인즈 80주기를 맞이하는데도 한국은 수천 명 경제학자들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조용하기만 한 것이 이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과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고도성장을 기록하며 G2에 진입한 지 벌써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최근 여기저기서 민중의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 G2 경제 대국에서 이러한 일이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 것인가? 중국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는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지속된 국가자본주의 모델의 구조적 결함과 정치적 통제 강화가 맞물린 거대한 시스템의 균열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은 내부적인 재정 붕괴와 외부적인 고립이라는 ‘완벽한 폭풍’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가 자본주의의 한계와 시장 원리 무시 중국 공산당은 시장경제의 외피를 썼지만, 본질적으로는 당이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국가 자본주의를 고수해 오고 있다. 과거에는 이것이 빠른 성장의 동력이었으나, 현재는 독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당의 기업 감시가 강화되고 '반간첩법' 등 비시장적 규제가 남발되면서, 민간의 창의성은 억압되고 기업가 정신은 위축되었다. 특히 알리바바와 같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는 중국 경제의 역동성을 꺾어버렸으며, 이는 결국 서방 자본의 디리스킹(De-risking)과 디커플링(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