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파는 건국도 했고, 산업화도 했지만 하지 않은 게 있었다. 그게 바로 정치였다. 우파의 정치는 사실상 청와대의 국회 파견 업무였다고 봐야 한다. 반면 좌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정치만 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우파와 좌파의 이런 선택의 결과이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의사 결정이며 그래서 리더십 창출 과정이다. 우파가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파 정당이 언제부터인가 사실상 리더십 창출에 실패한 불임 정당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강의 노벨상을 보면서도 우파의 리더십 부재 현상을 엉뚱한 방면에서 확인하게 된다. 한강의 노벨상은 그 출발점이 사실상 1987년 체제에 있다고 봐야 한다. 좌파 연합(호남-주사파)이 정치적 승리자이자 87체제의 오너가 된 것이 출발점인 것이다. 정치적 승리란 것은 그 공동체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정당성의 근거가 된다. 왜냐? 정치가 의사 결정이기 때문이다. 시장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 영역 흔히 말하는 주권의 예외적 상황에서 작동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정상적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에 그 결정은 무조건적인 정당성을 갖게 된다. 87체제에서 좌파가 승리자로 등극
한국 소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놀라운 일이다. 한국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하니 누군가는 자부심을 느끼고, 누군가는 큰 축하 인사를 보낸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 모두의 인정을 받는다 해도 그게 꼭 악하지 않다는 징표는 될 수 없기에, 지성인이라면 어떤 작품이든 분별하며 볼 수 있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2007)에 담긴 음란 묘사, ‘작별하지 않는다’(2021)에 담긴 제주 4·3 옹호 등 그녀의 글에는 불순한 게 많았다. 이 틈을 타 오마이뉴스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띄우고 있다. 이 책에 대한 “수십만 역사 교사와 학자, 활동가들이 못한 일”을 해냈다는 한 교사의 말을 인용하며, 늘 그래왔듯 제주 4·3에서의 남로당 공산 폭동을 미화하고 있다.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국민들의 씁쓸함을 부추기는 장면, 그리고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며 문화·예술의 사회적 영향력을 무시하는 이들을 일깨우는 상황이다. 그러니 한 작가에 대한 축하도 잠시 그녀의 소설이 사회적으로 특히, 청소년들에게 악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비판을 가하는 게 적절해 보이는 상황이다. 미디어상에서는 한 작가를 치켜세워주는 건 물론, 그녀가 출연
‘계급 전쟁’을 부제로 단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경연 참가자들의 계급은 백수저와 흑수저로 나뉘었다. 백수저는 쉽게 말해 유명 요리사, 흑수저는 무명 요리사라 볼 수 있다. 흑수저에도 유튜브나 다른 예능 통해 꽤 이름 알린 승우아빠(목진화), 평가절하(박정현) 등 있지만, 백수저에는 오로지 요리사로서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를 통해 더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들이 속해 있기에 흑수저는 이들에 비하면 무명이 맞다. 흑수저에는 요리사 80명, 백수저에는 20명이 속했다. 흑수저는 1라운드에서 20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백수저는 20명 모두 부전승이었다. 이때부터 작은 논란이 있었다. 백수저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부전승하는 건 불공정하지 않냐는 것이다. 하지만 백수저 요리사들이 레거시 미디어에 섭외받고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아 유명해지기까지의 능력은 인정해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것이 다 옳지는 않고 다른 실체가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요리사이기에 이들이 만든 음식의 실체는 알기가 쉽다. 직접 이들의 식당에 가서 먹어보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손님들에게도 인정받은 사람들이 백수저다. 그런 점에서 백수저의 부전승은 불공정하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과 시가행진을 KBS는 모두 생중계하였으며 SBS는 국군의 날 기념식만 중계하는 등 대부분의 방송사가 생중계한 가운데 MBC만 기념식과 시가행진 모두 중계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1일 MBC 뉴스데스크는 '전두환 이후 첫 2년 연속 행진. 북 종말 언급'이라는 제목으로 시가행진을 보도했는데 전두환 대통령의 이름을 제목에 언급함과 동시에 '2년 연속 시가행진은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만으로 군사정권의 잔재'라고 비판했다. 1일 국군의 날 행사에는 우리 군이 자체개발한 초정밀 탄도미사일 현무-5가 등장했고 무인잠수정도 소개되고 한국형 3축 체계 장비들이 모두 선을 보였다. 또한 미국이 전략자산인 B-1B 폭격기가 서울공항 상공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군의 날 시가행진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북핵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대한민국 국방의 위용을 보는 국민들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뿌뜻한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강한 국방력만이 평화를 지킨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불문한 역사적 교훈이다. 그런데 MBC 뉴스데스크의 인터넷 버전에는 『올해 또 ’대규모‘ 군사퍼레이드..군사정권 방불』 이라는 보도와 함께 『대규모 시가행진..’환호와 불편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23년간 유대인 학생들을 가르쳐 온 수지 오 교장이 지난 2015년 EBS ‘EBS 초대석’ 방송에서 남긴 말이 있다. “한국 학부모는 교육 전문가의 말보다 옆집 아줌마의 말을 더 신뢰한다.” 이 말에 마냥 웃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국 사교육만 봐도 어떤가? 공부 잘하는 옆집 아이가 가는 학원을 내 자녀도 따라 보내는 게 한국 사교육의 구조로 자리 잡지 않았나. 물론 사교육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옆집 아이 따라 하는 것도 항상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내 자녀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또 이 상황에 맞는 교육이 뭔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큰 문제가 된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 관계도 많이 흐트러진다. 자녀를 향한 사랑보다, 내 자녀를 옆집 아이와 비교함으로써 생기는 열등감이 우선되면 생기는 문제다. 비교 의식이 더하고 더해져 학원가에 ‘초등 의대관’ 바람이 불어온 지도 꽤 되었다. 의대 열풍에 힘입어 초등학생 때부터 선행학습에 힘쓰며 의대 진학 코스를 만들어주겠다는 마케팅이다. 내 자녀가 다른 아이보다 어떻게든 빨리 진도 나가길 원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이것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하지
26일 국회는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에서 야당추천 후보만 통과시키고 여당추천 후보는 부결시키는 이례적인 결과를 연출해 국회는 한동안 소란스러운 난장판이 되기도 했다. 추경호 여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간 대화와 협상의 기본이라 할 신뢰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진" “사기 반칙, 의회정치 파괴"라고 언성을 높이며 전원 퇴장했다. 원내대표 간 의사일정을 어느 정도까지 협의를 하는 것인지 국회의장이 결정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야당을 그래도 신의가 있는 정당이라고 믿고 야당 추천 위원을 먼저 의결하고 여당 추천 위원을 나중에 의결한 의사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의결에 앞서 야당의 의총에서 서미화 의원은 여당추천 후보자가 일간지에 '민주당의 이 대표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는 법치파괴'라는 내용의 칼럼을 쓴 것을 꼽았다는 보도다. 이어 “사기 반칙”이라는 추경호 여당 원내대표의 비판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 누가 사기를 당했나. 국민이 사기를 당했다"며 "자기가 사기꾼일 때 남에게 사기꾼이라고 외치는 거다. 국민의힘은 부끄럽게 생각하라"고 상황에 맞지도 않은 얼토당토 않게 윤정부를 끌어들이는 비난을 했다.
“우리나라가 몇 살일까?” 하고 물으면 “반만년”이라 답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반만년의 역사를 ‘한국사’라는 이름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제(2024) 76년 됐고, 이 한국이 우리나라다. 1919년 건국론자들이 주장하듯 올해를 건국 105년으로 계산하더라도 반만년은 틀린 계산이다. 반만년의 역사, 즉 대한민국 건국 전까지도 모두 포괄한 역사를 말하려면 한국사가 아닌 ‘한반도 역사’라고 하는 것이 맞다. 왜 우리나라 나이를 반만년이라 하는 걸까? 우리 것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조선도, 고려도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라고 뭉뚱그려, 우리나라가 아닌 나라에 대해서도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는 ‘헬조선’이라는 단어에서도 나타난다.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처음에 만들어진 건 2010년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에서다. 커뮤니티 사용자들의 “헬조선”이라는 말이 향했던 곳은 이씨 조선(1392-1910)이었다. 천민과 여성들을 핍박하고 중국의 속국인 채 계속하여 퇴보하는 조선이 헬(Hell, 지옥)과 같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 단어가 퍼지면서 의미의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조선이
13일 더불어민주당 일부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을 잇따라 펴고 있다. 심지어 이재명 대표도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부인했지만 민주당은 “제보와 정황이 있다” “이 정권 어딘가에서 계엄령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라는 등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괴담을 근거도 없이 막무가내로 주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만에 하나 정부가 계엄령을 발동한다 해도 헌법상 국회가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해제를 요구하면 계엄은 즉시 해제된다. 민주당과 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곧바로 해제될 게 뻔한 계엄령을 대통령이 왜 선포하겠나. 계엄령 해제를 막으려 야당 국회의원들을 체포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의원 체포엔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절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동의해 줄 건가. 김 최고위원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엄령 준비 의혹’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외계인에 대비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선 "정부와 여당의 모습 자체가 외계적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국회중진으로서
류승완 감독의 이전 작품을 꿰고 있는 누군가가 ‘베테랑2’(2024)를 본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류 감독 특유의 액션신은 변함없어 기대를 저버리지 않지만, ‘베테랑2’에 담긴 메시지를 보면 다른 사람이 제작한 영화를 보는 듯하다. 급진적인 변화가 있으면 찬반이 명확히 갈리듯, ‘베테랑2’도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다. ‘베테랑1’(2015)이 1300만 명의 관객을 확보하며 높은 평점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이 상상 속에서나 원하던 것, 재벌을 무찌르며 카타르시스 느끼는 것을 단순하면서도 화려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재벌을 악마화하며 그리는 선악 구도가 억지이긴 해도 대중은 그런 이분법을 좋아한다. ‘베테랑1’이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범죄자가 아니라 선하고 매우 성실한 인물로 그렸다면 어땠을까? 볼 사람만 보는 영화가 됐을 수 있다. 안타깝지만, 재벌이 되기까지 또 재벌의 가족으로 살면서 매우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현실은 대중이 궁금한 게 아니다. 겉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재벌의 삶을 시기하고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대중 심리를, 류승완 감독은 잘 이용했다. 그런데 ‘베테랑2’에서는 대중 심리를 이
재작년(2022) 추석 당시 세 영화 ‘공조2’, ‘육사오’, ‘헌트’가 경쟁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개봉한 ‘탈주’까지, 모두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다. 흥행작을 찾기 힘든 최근 영화계에서 이들은 모두 꽤 많은 관객을 확보했다. 마침 이 시기에 북한 소재 영화가 재밌는 게 많이 나와 우연히 그런 걸까? 영화가 흥행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기에 그런 측면도 없진 않겠다. 하지만 북한을 소재로 했다는 것 자체가 재밌는 영화를 제작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영화감독 입장에서나 관객 입장에서나 ‘북한’이란 상당히 미스터리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북한은, 안 좋은 곳인 줄은 알지만 가본 사람이 극소수여서 미스터리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니 영화감독 입장에서도 그런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의 영화를 제작하기 좋고, 그러면 관객도 더 흥미를 느낀다. 북한 소재 영화가 많이 제작될 수밖에 없고 또 이 중에서 흥행작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거에도, 대한민국에 영화라는 게 존재하고서부터도 북한 소재 영화는 많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북한이란 공간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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