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전해져 오는 말 가운데, 중구삭금(衆口鑠金)이란 말이 있다. 중국 춘추시대 어느 일화에서 유래된 말인데, 풀이하자면, “무리의 입은 쇠도 녹인다”는 뜻이다. 춘추시대 주나라의 24대 경왕 때 얘기다. 왕은 백성과 충신의 반대를 무릅쓰고 화폐 개혁을 단행하여 새 동전을 주조했다. 구 동전은 녹여서 거대한 종을 만들었다. 그 비용이 백성들에게 전가될뿐더러 종을 만드느라 백성들의 원성만 높아진 셈이다. 그때 반대했던 신하가 한 말이, “故諺曰 衆心成城 衆口鑠金(고언왈, 중심성성 중구삭금)”이었다. “옛사람들 말에 따르면, 무릇 많은 백성의 마음이 모이면 견고한 성도 이루고, 또 백성들의 말이 많아지면 쇠도 녹인다고 했습니다”라고 이해할 수 있다. 흔히 이 말은 대중 여론의 무서움을 상징하는 경구로 사용된다. 하지만 달리 이해하면, 대중 여론이 오도된 사실에 움직여서, 그릇된 말이 퍼져 나가는 경우에 대한 경고로도 볼 수 있다. 오도된 사실이란 다름 아닌 ‘가짜 뉴스’를 이름이다. 가짜 뉴스로 인해 이익을 누리는 자들이 있다면 공공의 적임이 당연하다. 그들은 가짜 뉴스로 대중을 선동해서 특정 개인의, 특정 집단의, 심지어 정부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특히 기
가짜뉴스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흔들고 있다. 유언비어와 노골적 거짓말이 새로운 언론 환경에서 뉴스의 형태로 전달되고 있다. 가짜뉴스의 전파행위는 언론의 사회적 기능에 반하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짜뉴스가 확대 재생산되는 체제가 강화하고 있다. 권력이 이러한 가짜뉴스를 악용하고 일부 언론이 동조하여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정치가 가짜뉴스에 매몰됐고, 우리 사회는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자들에게 유인을 제공했다. 사실을 검증하지 않는 언론과 진영 논리에 빠져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쉽게 잊고 용서하는 환경이 가짜뉴스의 보금자리가 됐다. 지난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는 가짜뉴스로 훼손됐다. 거짓말쟁이와 이를 포장해준 국회의원, 그리고 이를 사실인 것처럼 대서특필하고 반복적으로 보도한 언론은 가짜뉴스의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가짜뉴스 공작에 가담한 국회의원은 집권 후 사면받았고, 아직도 국회에서 나라의 녹을 먹는다. 2017년 제19대 대선은 드루킹 사건이라는 여론조작 사건으로 오염됐다. 연루된 정치인은 사면받았고, 여론조작의 이익을 취한 사람은 사과하지 않았다. 거짓을 단죄하지 않는 역사 속에서, 가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