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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정체성과 소명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다음 선거 패배 막을 수 있다”...김대호 소장 주관 토론회

23일 '윤석열 정부와 근대화 세력의 미래' 토론회에서 오진영, “정통성 회복하지 못하면 대파 사건에 무너지는 모래성될 수 밖에”
최범, “87년 체제 등장하면서 기존 근대화 프로젝트가 완성되며 한계에 다다라... 문화·정신적 토대 만들어야”
김윤, “정체성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유되지 못하면 정당으로서의 껍데기만 남아”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자유기업원에서 '윤석열정부와 근대화세력의 미래' 출판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김 소장이 저자 발제를 했으며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와 오진영 작가, 최범 문화평론가, 김윤 광주 서구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토론에 나섰다.

 

 김대호 소장은 발제를 통해 “정부의 성패는 올라야 할 무수히 많은 산(시대적 요구 내지 해결해야 할 과제) 중에서 주체적 역량과 객관적 정세를 면밀히 타산하여 오르기로 결단한 산(대통령 프로젝트)을 잘 선정하는데 달려 있다”며 “동원 가능한 정치적 자원을 집중하여 실제 성과를 내는데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수히 많은 산 중에서 어떤 산을 올라야 할 것인지는 정책전문가, 관료 등이 아닌 정치가나 경세가(국정운영플랫폼 기본설계자)의 고유한 관심·책임 영역”이라면서 “한국에서는 이 일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하며 이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도, 조직도 없다”고 했다.

 

 김 소장은 “정당 내러티브의 핵심은 민주당과 국힘당의 정체성이 무엇이며,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고,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의 소명이 무엇인지다. 이는 4.10 총선 참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1987년 이후 야당(민주당)은 도덕(항일·양심 대 친일·기회주의) 서사, 민주화(반권위주의)투쟁 서사,  촛불시민혁명 서사 등을 배경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4·10 총선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비례위성 정당도 제2촛불혁명(윤석열 탄핵)을 위한 정치연합으로 만들었다”면서 “국힘당은 민주당을 압도하는 서사 내지 구도를 만들지 못하였고, 지지층의 참여도 전혀 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국힘당이 1876년 개항 이후 150년간 한반도 근대화·문명화를 주도한 위대한 정치 세력이고 친발전·친기업·친시장·친서민·친청년미래 세력이라는 정체성을 전혀 인식하지도 선전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정교하고 깔끔한 메시지에는 중요한 서사와 정체성도, 변화와 개혁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담대한 비전도 빠져 있었다. 이것이 도덕성이나 품격에 병적으로 집착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채진원 교수는 토론에서 “경세가라는 것이 현대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복잡 다양한 세상이기 때문”이라며 “사회가 파편화, 양극화가 되다보니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안되고 국가 통치자가 이를 해결하기에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는 농업과 산업의 갈등, 종교와 정치의 갈등 같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진영 작가는 2월 7일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앵커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이 있은 후 부부싸움을 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한 윤 대통령의 모습에 떠올리며 “윤 대통령이 사태의 엄중함을 모른다고 생각했다.  4·10 선거는 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과 북한에 대해 공포를 갖고 있던 세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쿠데타에 대해 비판하면서 자라났던 세대로 우리 사회의 주류가 바뀌었다”며 “이를 알 수 있었던 사건이 4년 전 총선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되풀이 됐다”고 했다. 

 

 오 작가는 “(보수 세력은) 대한민국 건국과 한국 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고 산업화와 민주화까지 주도하면서 이뤘다는 정통성을 회복해야한다”며 “이 작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대파 사건과 같은 공격에 무너지는 모래성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범 문화평론가는 “대한민국의 근대화 세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화주의와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발전주의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다”며 “87년 체제가 등장하면서 기존 근대화 프로젝트가 완성이 되며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근대화는 압축적이고 어떤 면에서 폭력적으로 추진됐기에 그 과정에서 많은 부조리와 고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근대화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려면 서양의 근대화 과정처럼 문화적·정신적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윤 위원장은 “민주당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지만 광역시 중에서 제일 낙후된 곳이 광주로 인구 유출 속도도 빠르다”며 “민주당 내의 공천 학살 과정에서 광주에서도 비판 여론이 많이 일었지만 국민의힘으로는 넘어가지 못하는 공백이 생겼지만 공백을 메운 것은 조국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의) 광주에 대한 정치 아젠다를 바꿔야 한다. 광주시민들의 마음에 다가가겠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하는데 이것으로는 못 바꾼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호남도 주류라는 인식을 줘야한다”고 했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