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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억대 자산가가 왜 김혜경 수행비서를… 국세청이 내사 들어간 이유

배모 전 경기도 사무관, 부동산 4곳 보유… 잠실 아파트 포함해 자산 규모 65억대
2010년부터 공무원 생활해 받은 급여는 4억… '이재명 부부 차명재산' 의심될 수밖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를 수행했던 경기도 전 사무관 배모 씨 재산이 차명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받는 건, 배씨가 소유한(공동 명의 포함) 부동산 자산만 현재 80억원대에 달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배씨가 성남시와 경기도 공무원을 수년간 지내며 받은 급여 규모를 따져봐도 그렇지만, 설령 배씨가 투자의 귀재라서 자산을 불렸다 해도 이 정도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굳이 남의 수행비서 업무를 하면서 사는 건 일반의 상식과 많이 어긋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설명과 그간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배씨의 부동산 투자 경과는 대략 이렇다. 먼저 배씨는 1976년 생이다. 지난 2000년, 배씨가 24살 때 서울 성북구 길음동 뉴타운 42평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매입가는 대략 1~2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8~9억 시세다. 배씨가 이재명 당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1998~1999년경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이재명 변호사와 인연을 맺고 1~2년 뒤에 아파트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이후 2010년 9월에 잠실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 당시 9억 5000만 원에 사는데 대출이 하나도 없었다. 이 아파트는 최근 시세로 28억 쯤이라고 한다. 배씨가 이 아파트를 사기 석달 전 쯤인 그해 6월 이재명 변호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이때 배씨 나이 34살이다. 길음동 아파트를 그대로 보유한 채 잠실 아파트를 샀으니 현금 9억 5000만원을 한번에 동원했다는 얘기다.

 

그로부터 2년 반쯤 뒤인 2013년 3월에는 경기 수원 영통구 법조타운 인근에 땅을 샀다. 80평 정도라고 한다. 매입가는 6억 1600만 원이다. 그런 뒤 6억 원을 들여 이 땅 위에 4층짜리 빌라를 지었다. 그런데 이 빌라 지분의 절반은 손모씨 이름으로 돼 있다고 한다. 여러 언론은 손모씨는 1938생으로 배씨의 모친 아니냐고 추정하는데, 추정일 뿐 확실한 건 아니다. 이곳 땅과 빌라를 합해 시가는 35억이고, 배씨의 자산은 17억 5000만원이다.

 

이후 2015년에는 경기 분당에 아파트를 샀다. 3억 6000만원짜리였다. 현재는 7억 5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상 네 곳의 부동산 자산가치를 다 합하면 80억, 배씨 소유는 65억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6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A씨(배씨) 소득을 경기도청과 행안부에 자료를 요구해 받아본 결과, 2010년 9월에 지방계약직 마급으로 2년을 근무해서 받은 총소득이 4300만원이고, 2012년 9월에 지방계약직 라급으로 올라가서 1년 2개월을 근무해서 3100만원, 그 다음에 일반임기제 8급 일괄 및 7급, 마지막에는 일반임기제 5급으로 3년을 근무했다. 이때까지 받은 돈을 전부 다 합치면 세전 3억67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배씨가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건 2010년 성남시에서였다. 

 

박수영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손모 씨가 1970년대부터 수도권 일대의 부동산을 꽤 많이 가졌던 걸로 기록이 나와 있다고 한다. 만일 손씨가 실제 배씨의 모친이고 배씨에게 투자금을 증여한 것이라면 증여세는 제대로 낸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국세청은 증여세나 상속세 탈루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 내사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배씨는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해 재판에 출석할 때에도 얼굴을 꽁꽁 감싼 채였다.

 

이와 관련해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워낙 거액이 움직였기 때문에 아마 돈의 흐름을 쫓으면 이 돈의 출처가 나올 것”이라며 “국세청이 만약에 출처를 알아내지 못한다 배씨한테 소명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다만 “이 대표의 차명재산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이건 국세청이 못 알아낼 수도 있다. 수년간에 걸쳐 조금씩 전달해 줬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 의심을 규명하는 핵심은 손씨라는 사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