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전격 정계은퇴 선언한 다음날인 30일, 경선 기간 중 홍준표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일제히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캠프에 합류했다. 2차 경선에서 탈락한 나경원 의원도 이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국회 앞에 위치한 김문수 캠프 사무실에선 김 후보 측의 감세 공약이 발표되는 자리에 홍준표 캠프 인사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김문수 후보는 홍 후보와의 인연을 상기하며 홍 후보의 뜻을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후보는 “홍준표 후보님과 저는 15대 국회 때 처음 국회의원이 됐다”며 “홍 후보가 나중에 보궐선거에서 동대문 국회의원에 당선될 때 제가 사무장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탄핵 이후에 아주 어려울 때 (홍 후보가) 서울시장 나갈 사람이 없어 저보고 나오라 그러면서 필요한 경비나 선거 자금을 다 대줬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게 아주 묘한 것 같다”며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때로는 경쟁 상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또 아군이 되기도 하고 한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홍 전 시장이 정계은퇴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짚었다. 김 후보는 “홍 후보가 아직 할 일이 많고 또 일을 잘 하시는 분”이라며 “대한민국을 다시 위기로부터 구하고 국민을 더욱 행복하게 모시는 역할을 한참 더 하셔야 된다”고 요구했다.
홍준표 캠프에서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았던 유상범 의원은 "어제 홍준표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신 후에 저희 핵심 본부장들이 모두 모여서 논의를 했다"며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을돌목을 이용해 왜적을 물리쳤듯이 김문수 후보께서 빅 단일화 텐트를 주창하시고 그것이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것을 모두 공감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경선에서 졌지만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 살리려는 염원은 더욱 절실해졌다”며 “이번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게 주어진 사명은 그 어느때보다 막중하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려는 모든 세력을 하나로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또 “대선 승리를 위한 대통합 빅텐트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려면 용광로와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통합의 열린 자세, 자유와 법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 검증된 경륜이 다 필요하다. 이 모든 자질을 다 갖춘 후보가 김문수 후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