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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 읽기] 제조업 80%가 레드오션… “李, 말로만 '친기업' 안 된다”

“불필요한 규제 철폐 약속보다 기업 부담 주는 입법에 속도 내” (서울경제)
“약 58%가 신사업 착수·검토… 신사업 진출 등 정부가 도와야” (동아일보)
“제조업 경쟁력 상실은 미래세대 실업 증가로 악순환” (한국일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82%가 자사 주력 상품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자, 언론은 이를 우려하며 정부의 대응을 요구했다. 서울경제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말로만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외치지 말고 관련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고, 동아일보도 “구조 전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제도 변화는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일보는 “제조업의 위기는 청년 일자리 붕괴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고 우려했다.

 

서울경제는 5일 <제조업 8할이 레드오션…신산업 점화 위해 기업 활력 높여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주요 경쟁국들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보조금 지급, 법인세 경감 등 기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경쟁국들은 민관정 원팀으로 총력전을 벌이는데 우리나라는 기업만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사설은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 주도 성장’ ‘유연한 실용 정부’를 표방하며 불필요한 규제를 대거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도 “하지만 친(親)기업 정책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법인세 인상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입법들만 속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말로만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외치지 말고 구조 개혁,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초격차 기술 개발과 신성장 동력 점화를 위한 일관된 정책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제조업체 82% “현 시장 레드오션”… 이대론 고사 못 면한다>라는 사설에서 “대한상의 조사에서 현재의 주력 제품을 대체할 신사업에 착수했거나 검토 중이란 응답은 42.4%뿐”이라며 “절반 이상의 기업은 열악한 자금 사정,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공격적 경영을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무너진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며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까지 벌여 자국 기업을 위한 높은 담을 쌓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 사업 전환 지원을 서두르고, 필요한 경우 위험도 나눠서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기에 이익을 내기 어려운 신기술·신사업 지원 방식은 법인세를 깎아주는 대신 보조금을 직접 제공하는 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특히 노사 갈등, 경영진과 주주의 충돌을 부를 수 있는 제도 변화는 구조 전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제조업 무너지고, 청년 쉬고… 미래가 위태롭다>라는 사설에서 “제조업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6%(2023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8%)을 크게 웃돈다”며 “무엇보다 400만 명 넘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국내 고용시장을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위기는 청년 일자리 붕괴로 이어지며 한국 경제의 미래를 더 어둡게 한다”며 “제조업 경쟁력 상실 →신사업 부진 →양질의 일자리 실종 →미래세대 실업 증가의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과감한 산업구조 개편과 신성장동력 발굴 없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며 “이러다 한국 경제를 ‘끓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한 맥킨지의 10여 년 전 경고가 현실이 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