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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거 원본 맞아?”… 가전·모바일 제품에 생성형 AI ‘과잉 보정’ 우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데이터를 증명하는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진과 영상, 오디오 등 기록 매체 전반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기록의 진실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제조사들은 사용자 편의를 내세우며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 왜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셔터 한 번에 ‘합성’ 완료… 생성형 편집의 확산
최근 출시된 주요 제조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촬영 단계부터 AI가 개입한다. 과거에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수준이었으나, 2026년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피사체를 생성하거나 배경을 완전히 재구성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특히 구글의 ‘매직 에디터’나 최신 스마트폰의 ‘생성형 채우기’ 기능은 사진 속 인물의 위치를 옮기거나 불필요한 사물을 지운 뒤, 그 빈자리를 AI가 주변 맥락에 맞춰 가짜 이미지로 채워 넣는다. 이는 단순 보정을 넘어 사실상 ‘디지털 합성’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 오디오 업계도 ‘데이터 재가공’ 열풍
음향 기기 시장 역시 AI의 영향권 아래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이제 주변 소음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음역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재합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최신 무선 헤드셋과 이어폰에 탑재된 ‘AI 보이스 복원’ 기능은 바람 소리나 주변 소음이 섞인 통화 환경에서 화자의 음성만을 추출해 깨끗한 디지털 음성으로 재현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장의 실제 음압이나 공감각적 정보가 손실되어, 소리의 현장감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Raw 데이터’ 보존 요구하는 전문가 그룹 형성
AI의 과도한 개입에 반발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사진 작가들과 언론계 일부에서는 AI 보정을 거치지 않은 ‘Raw(미가공) 데이터’를 인증하는 디지털 서명 기술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AI가 만든 결과물은 심미적으로 뛰어날지 모르나, 사실 보도나 역사적 기록물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며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데이터를 증명하는 기술이 역설적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플랫폼 규제 움직임 본궤도
각국 정부와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AI 생성물에 대한 규제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AI로 생성되거나 대폭 수정된 이미지에 반드시 ‘AI 생성물’임을 명시하는 표식(Watermark) 부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콘텐츠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제조사와 플랫폼사 간의 인증 표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가짜가 진짜로 의심받는 걸 넘어, 진짜가 가짜로 의심받는 시대"라며 "제도적 기준 확립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사용자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용자들의 자율적 노력과 시장 메커니즘의 확립"이라고 말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