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 책사로 알려진 이상경 국토교통부 차관이 분당 아파트를 갭투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이 차관은 지난 10.15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출연한 유튜브 채널에선 국민들에게 “돈을 모아서 집 사면 된다”는 취지로 말해 내로남불의 극치란 비판이 쏟아진다.
이 차관은 지난 20일 유튜브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에 나와 ‘현금 부자만 집 사란 것이냐’란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이 차관은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이 떨어지면 그 혜택은 굳이 고려 안 해도 되잖아요. 집값 자체가 내려가 버리니까”라며 “만약에 가격이 유지가 돼도 만약에 오르지 않고 유지가 되면 내 소득이 또 계속 또 벌게 되면 그 돈이 또 쌓이면 또 그때 가서 사면 되거든요”라고 말했다. 요지는 대출을 못 받아도 집값이 유지되거나 내려가면 그동안 모은 돈으로 집을 사면 된다는 얘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분(이 차관)이 유명 유튜버에 출연해서 ‘집값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을 했다. 국민들 정말 ‘열불’ 나는 유체이탈 발언으로 받아들인다”며 “국민들 대출 다 틀어막고는 돈을 모아서 집을 사라는 말이 책임 있는 정국 당국자가 할 수 있는 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송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참모 30명 중 20명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다려서 사라고 막말을 했던 이상경 차관은 56억 원이 넘는 자산가이며 배우자 명의로 33억 원대 아파트도 갖고 있다. 결국 이재명 정부와 여권 고위층은 자신들은 수십억 자산으로 경제적 이득을 누리면서 국민들에게는 전월세 난민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서울추방령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 아니겠나. 고위 관계자들 더 이상 집 없는 서민을 농락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21일 뉴스1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 차관은 정부 출범 직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 아파트를 매도하고, 매도한 집에서 다시 전세로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배우자인 한 모씨는 지난해 7월 백현동 아파트를 33억원에 사들인 뒤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는 것으로 나타나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 논란도 일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이 차관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호반써밋 전용 84㎡(13층)를 2017년 8월 6억 4511만 원에 매입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6월 7일 이 모 씨 외 1명에게 11억 4500만 원에 매도했다. 소유권 이전 등기는 7월 31일 완료됐다. 이 차관은 매수자와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매도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배우자인 한 모 씨는 지난해 7월 29일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17㎡(9층)를 33억 5000만 원에 사들였다. 소유권 이전 등기는 12월 19일 완료됐으며, 그 사이 10월 5일 14억 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임대차 계약은 지난해 12월부터 내년 12월까지 2년간 유효하다. 올해 6월 같은 단지 같은 면적 고층은 40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현재 최고 호가는 42억 원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차관이 실거주 목적으로 백현동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집을 사고 팔고 입주·퇴거 시점을 맞추기 어려워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갭투자와는 다르다"고 뉴스1에 설명했다. 또 "배우자가 더 큰 면적으로 이사하려고 아파트를 계약했으나, 고등동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못 가는 상황에서 전세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놓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선 전형적인 갭투자로 보고 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