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이 암호자산 산업의 총아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통화금융면에서 다가올 새로운 문명의 전환을 이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의 화폐금융사적 의의와 한국의 대응전략'이라는 금융포럼 개회사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코인을 '돌덩어리'라고 얘기하면서 우리나라가 뒤쳐지게 됐지만 스테이블코인은 기존의 다른 코인과는 달리 통화정책의 유효성은 물론 금융과 환율 안정성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순한 핀테크나 암호화폐를 넘어선 의미와 파장을 안고 있기에 통화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조하에 발행되고 감시감독이 이루어져야 안전하게 도입될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새로운 국채 수요를 창출하게 되므로 자칫 잘못하면 방만한 재정정책을 불러올 우려가 있기에 재정준칙의 엄격한 적용 등 재정면에서 또 다른 위기 요인이 발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회장은 "중국이 위안화 중앙은행디지털통화(CBDC)를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달러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로 한 것은 세계 기축통화 달러화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기저에 깔려 있다"며 "우리는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해 이러한 큰 변화의 시기에 미국과 동참해야 한다. 중국 위안화 CBDC 체제에 예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장래가 뻔하다"고 우려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제화를 앞다투어 추진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조만간 글로벌 금융결제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국가의 통화정책, 환율 안정, 금융 안정성과 직결되는 핵심 금융 인프라로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으로 가되 '어떤 속도로, 어느 정도로 누가 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안전한 길로 국부를 창출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태 고등지능원장은 화폐 발전의 역사를 언급하며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권장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 원장은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를 내면서 달러를 세계에 공급하는 '트리핀 딜레마'를 겪고 있다"며 "달러 주권 및 패권 유지를 위한 단기 해법이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CBDC를 미국에서 금지한 이유에 대해 "정부 또는 중앙은행이 국민의 모든 자금 흐름과 거래 내역을 실시간 감시 및 통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우려해 금융 시스템 안정과 전통 결제 산업 보호를 위해 CBDC 대신 스테이블코인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의 문제점으로 떠오른 코인런 리스크는 준비 자산 규제 및 스테이블코인세로 확보한 안정 자금을 활용해 해소할 수 있다"면서 "외환 거래 및 자본 유·출입 리스트는 스테이블코인 실명제로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한 탈중앙금융의 경제적 가치는 안전하고 저렴하게 빠른 대출 및 투자 촉진으로 경제 발전 및 후생이 증가할 수 있다"며 "대출과 담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현재의 금융 거래에서 물권 토큰 및 물권 담보 토큰을 활용해 낮은 수수료와 이자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통화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박 센터장은 "현재 통화정책은 은행 계정과 통계로 거의 모든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 된다면 협의통화와 광의통화 등의 통화지표로는 파악할 수 없는 유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관측 가능하다'는 전제가 구조적으로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 및 인공지능 시대에는 법정통화와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유동성 등 다층 통화구조를 하는 새 통화정책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전 세계에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됐을 때 국제 통화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쿠팡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민간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 투자를 하지 소비자 보호 등 보안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준비자산을 국공채나 회사채 등 채권으로 운영하는 경우, 시장가격 변동 위험과 발행자 신용위험에 노출된다"며 "만약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토큰이 예를 들어 1코인에 1달러의 가치를 고정한 형태라면 담보가치 하락분만큼 코인과 자산 간 격차가 벌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준비자산의 안전성과 유동성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설계의 생명선이며 이 부분이 취약하면 언젠가 발생할 충격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안정에 대한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심민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