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중진들이 14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당내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를 골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 연석회의 후 기자들에게 “오늘 중진 의원들을 모시고 당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했다”며 “다만 그런 분을 모시기 위해 의원총회라던지 당 안팎의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최고위에서 논의를 한 번 더 하고 기존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윤 권한대행은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김기현 대표 사퇴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윤 권한대행은 모두 발언에서 "최고위원회도 정상적으로 하고, 필요하다면 의원총회도 열어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며 "그 의사결정을 갖고 국민들께 이해를 구하고 어렵지만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김영선·조경태·정우택·정진석·주호영(5선) 권영세·김학용(4선) 박덕흠·박대출·안철수·이종배·조해진·한기호(3선) 의원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의총 등을 거치며 이르면 다음 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건 아니고,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는 있는 것 같다"며 "김 대표나 장제원 의원이 용단을 내리신 건 내년 총선 승리의 전망을 밝게 하기 위해 그런 결심을 하신 것 아닌가. 모든 결정이 거기에 궤를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대표직 사퇴와 함께 총선 불출마를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새겨야 할 키워드는 '미래'와 '변화' 두 가지"라며 "미래와 변화에 대한 노력을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만 국민들에게 다시 우리가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이제 4개월도 남지 않은 총선”이라며 “어수선한 당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한 장관과 원 장관처럼 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사가 조기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