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타하던 시기인 지난 2021년 9월 19일, 이성문 당시 화천대유 대표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를 비호하는 듯한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성문 전 대표가 “김만배 씨가 시키는 대로 인터뷰했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졌다.
김씨는 이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윤석열 검사가 대장동 브로커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허위 인터뷰를 꾸며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된 상태인데, 김씨가 인터뷰를 조작한 게 또 있다는 대장동 관계자의 고백이 나온 것이다.
3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성문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검찰은 그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성문 전 대표는 화천대유 대표였고, 김만배 씨는 화천대유 대주주였으니 둘은 상당히 가까운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이성문 전 대표는 과거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를 모른다” “정치인과 결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대장동 개발사업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김만배 씨가 모의한 것이란 세간의 의심을 부인했다. 그런데 이 인터뷰가 사실은 김만배 씨가 시켜서 했다는 얘기다.
최근 한국일보 전직 간부가 김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결국 이성문 전 대표가 이 신문과 인터뷰하는 걸 도와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성문 전 대표는 언론 접촉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김만배-신학림 ‘윤 커피’ 인터뷰와 이성문 대표 인터뷰 등이 대대적인 여론조작의 흐름 아래에 있었다는 것이자 허위 인터뷰가 하나 더 드러난 셈”이라며 “이성문 대표가 최근에야 자백을 했다는 것인데, 결국 김만배 주변 인물이 하나씩 무너져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이어 “다만 일련의 거짓 인터뷰 최종 콘트롤타워가 김만배 씨인지 이재명 전 대표인지가 문제인데 김씨가 과연 입을 열지가 관건”이라며 “김씨가 끝까지 함구하면 천화동인 1호 소유인 428억이 자신의 소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이성문 대표가 입을 연 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