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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청년 시론] 갓 이혼한 연예인의 방송 출연, ‘이제 혼자다’의 미스 캐스팅

갓 이혼한 연예인들의 폭로가 화제다. 대중은 이를 보고 누가 더 잘못했는지 판단하며 시간을 보낸다.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유명인의 불행은 대중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연예인의 이혼이 날로 늘어가는 상황이니 그리 어색한 장면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 조금 민망한 장면이 있다. 이혼 소송 중에 있는 방송인 최동석을 돌싱 예능 ‘이제 혼자다’에 출연시킨 것이다. 이제 이혼이 별것도 아닌 게 된 시대의 흐름으로 봐야 할까. 하지만 이혼 관련해 상황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TV 방송에 한쪽의 상황만을 노출시키면 결과적으로 그 자녀들과 가족들의 상처만 더 커질 뿐이다. 시대의 흐름을 생각할 건 아니다. 또한 박지윤과 최동석 중 누가 더 잘못했는지와도 무관한 문제다.

 

가수 최민환을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시키고 가수 율희를 ‘이제 혼자다’에 출연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이혼했는데, 상황 정리도 안 된 상태로 방송되고서 한쪽에 옹호하는 여론만 생겨났다. 결국 반대쪽은 억울할 수밖에 없었고 싸움만 커졌다. 이혼이 범죄는 아니기에 자숙을 꼭 필요로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혼이 좋은 건 아니기에 방송에서 너무 쉽게 말할 것도 아니라는 건 알아야 한다. 자녀가 있으면 더 조심해야 한다.

 

과거에는 연예인이 이혼하면 그게 큰 흉이 됐다. 이미지 회복도 쉽지 않았다. 고현정, 김국진 등이 대표적이었다. 물론 이것도 옳지는 않다. 연예인이 이혼했더라도 새로운 삶을 잘 살아낼 수 있도록 팬들의 응원과 제작진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이혼이 너무 쉽게 생각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자녀 문제나 두 사람 간의 문제 등 최소한의 상황 정리는 하고서 방송 출연하는 게 맞다. 연예인과 방송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연예인도 대중의 응원을 건강하게 받을 수 있다. 그게 되지 않으면 연예인의 불행은 그저 대중의 가십거리로 끝날 뿐이다.

 

 

방송 출연한 연예인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방송 출연료가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그들 상황에서, 자녀도 키워야 하는데 방송 출연 제안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진짜 비판받아야 하는 건 방송 제작진이다. 이혼 관련해 상황 정리도 안 된 연예인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은 시청률 끌어들이려는 욕심이거나 어리석은 캐스팅으로밖에 안 보인다.

 

또한 방송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자극만 주는 게 아니라 선한 영향도 주고 싶은 의도가 있다면, 이혼 가정뿐만 아니라 화목한 가정의 모습도 많이 드러내야 한다. 과거 ‘아빠 어디가’와 초창기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큰 인기를 얻은 걸 보면 대중은 꼭 유명인의 불행만을 관심 갖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갓 이혼한 연예인 출연시켜봐야 시청률 5%도 안 나오고 결국 싸움나서 통편집해야 하는데, 차라리 선한 방송을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시도 아니겠나.

 

황선우 트루스가디언 객원기자

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 대변인

‘문화는 너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