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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英 리버풀 세계문화유산 지위 박탈된 건 축구장 건설 때문"… MBC 스트레이트 '거짓'

지난 14일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서 "3km 떨어진 도심에 축구장 건설로 경관 훼손해 박탈"
"종로 세운지구, 리버풀 사례보다 더 가까워"… 공미연 "축구장 1곳 건설로 지위 박탈 왜곡"
"리버풀, 도심 스카이라인 자체 바뀐 재개발… 항만 산업 경관 인식 불가 수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서울 종로구 종묘 앞 재개발 논란과 관련해 영국의 리버풀 항만 지역 세계문화유산 취소에 대해 "3km 떨어진 도심에 대형 축구장을 건설해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보도한 것은 '거짓'이라는 판단이 29일 나왔다.

 

스트레이트는 지난 14일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라는 보도에서 "영국의 리버풀 항만 지역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지난 2021년 그 지위를 박탈당했다"며 "3km 떨어진 도심에 대형 축구장을 건설해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로 세운지구에 대해 "지금 계획대로면 리버풀 지역 사례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훨씬 높은 빌딩이 종묘에 들어서게 된다"고 보도했다.

 

미디어 감시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와 협력하고 있는 공정미디어연대(공미연) 팩트체크위원회는 29일 팩트체크 보고서를 통해 스트레이트의 보도는 '거짓'이라고 밝혔다. 공미연은 포털 뉴스 검색을 활용해 검증했다.

 

공미연에 따르면, 영국 리버풀 해양 상업 도시는 ‘리버풀 워터스’라는 개발 사업을 통해 리버풀 북항에 초고층 빌딩을 포함한 상업·주거복합지구가 대거 들어서는 등 19세기의 산업 경관을 현대적 고층 스카이라인으로 바꾸는 사업을 했다.

 

유네스코는 이로 인해 “항구 주변 재개발로 도심 경관이 심하게 바뀌고, 주변 지역의 역사적 가치가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됐다”는 이유로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취소했다.

 

지난달 13일 오마이뉴스는 <오세훈 "유네스코, 종묘 경계 밖 건축물 우려한 바 없다"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라는 기사를 통해 "영국 리버풀 '해양 상업 도시'는 지난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으나 항구 주변에 대규모 주거지와 축구장, 상업시설을 건설하는 '리버풀 워터스 개발 계획'에 대한 우려로 지난 2012년 위험 유산 목록에 올랐고, 결국 2021년 7월 21일 세계유산 지정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달 15일 동아일보도 <등재 ‘바늘구멍’ 유네스코 유산, 英리버풀은 개발사업 뒤 취소도>기사에서 "대영제국 시절 무역의 중심지였던 리버풀의 해양도시는 산업혁명 당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하지만 2012년 항구와 도심 재개발이 진행됐고 유산 인근의 스카이라인 변화, 경관적 가치가 훼손돼 세계유산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공미연은 "리버풀 해양도시는 18∼19세기 세계 주요 무역 도시이며 현대 부두 기술, 교통 시스템, 항만 관리 분야의 선구적 발전을 보여주는 곳"이라며 "도심의 스카이라인 자체가 바뀔 정도의 대대적인 재개발로 인해 지역의 역사적 가치가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됐음에도 이를 단지 '대형 축구장'이라고만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치 인근의 축구장 1곳 건설만으로 세계문화유산 지위가 박탈당한 것처럼 왜곡했다"면서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종묘 역시 지위가 박탈될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거짓'"이라고 결론 내렸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