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1일 벌어진 민주노총 건설노조원 분신 당시 불과 2~3m 거리에 동료 노조 간부 A씨가 있었으나 분신을 말리기는커녕 돌아서면서 어디론가 전화하는 모습이 CCTV로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바로 옆 현장에서 목격하고도 죽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17일 청년 시민단체 신전대협은 A씨를 ‘자살방조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신전대협은 "지난 1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벌어진 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 씨의 분신자살 과정에 대해 현장에 함께했던 동료 민노총 간부 A씨가 불과 2m 거리에 있었지만 어떠한 제지와 구조 행위도 없었다"며 "양 씨의 분신 직후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구조 행위가 아닌 목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씨와 양 씨의 휴대전화와 춘천지법 강릉지원의 현장 CCTV를 자살방조죄 혐의에 대한 증거로 지목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분신에 대한 A씨의 반응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여겨지기에 분신 행위 조장 및 방조 등 관계자 간 사전 연락 내용에 대해서 보다 면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범석 신전대협 공동의장은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이기에 말리지 않았느냐"며 "양 씨의 분신 직후 소화기를 찾기 위해 뛰어나간 기자와 뒤돌아 걸으며 휴대전화를 조작한 A씨의 모습이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16일 자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A씨가 휴대전화를 조작한 동 시간대의 119·112 신고 총 10건 중 A씨 번호로 접수된 신고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동료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던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말리지 않고 한참동안 바라만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실이라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원 장관은 "한 인간의 안타까운 죽음에 놀랐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나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적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서울 도심에서 1박2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일 분신해 숨진 노조원을 추모하면서 노조 탄압 및 강압수사 중단,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