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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특별기고-민경우 칼럼] 4.10 총선 평가와 향후 과제

트루스가디언은 4.10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특별 릴레이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본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편집자주-

이 글은 4.10 총선평가와 이후 과제에 대한 것이다. 주로 후자의 관점에서 논의보겠다.

 

1) 호남과 40~50대의 비정상적인 정권심판론

 

총선 과정 전체를 압도했던 것은 호남과 40~50대의 정권 심판론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넘어 탄핵을 암시하는 주장을 전면에 건 조국과 조국혁신당이 파란을 일으킨 점, 정권심판론의 주체가 이재명, 조국 대표로 강한 사법리스크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이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인구구성과 연관된 구조적인 문제이다. 민주화 세대의 시작을 대충 55년생 정도로 본다면 2005년 55년생이 50세가 되고 2015년에는 60세, 2025년에는 70세가 된다. 즉 현재의 60대 후반까지도 민주화 세대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한국은 진보 우위의 정치지형이 조성되는 것이다.

보수의 관점에서는 청년층을 설득하는 문제가 사활적으로 대두되는 것이다.

 

2) 반윤석열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여러 번에 걸쳐 실기를 했다. 이종섭, 황상무 사태, 대파, 의대정원 문제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적절히 처신하지 못하면서 민심을 자극하여 상황을 그르쳤다.

그러나 그 강도는 검토의 여지가 있다. NBS 여론조사 중에서 총선결과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야권의 의석수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응답이 40%이고 여권의 의석수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응답은 28%였다.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야권에 유리하게 마무리되었다는 견해가 많은 것인데 이를 고려하면 윤석열 심판을 말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온건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강한 보수 결집

전체 득표율을 고려하면 범여 45%, 범야 50%로 득표 차이는 5.4% 정도이다. 소선거구였기 때문에 득표율에 비해 의석 수 차이가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종섭, 황상무 사태로 야권이 주도권을 잡은 조건에서 야당의 막판 결집이 표 차이를 줄였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 탄핵과 같은 급격한 변동은 두 가지 점에서 제약이 걸릴 수 있다. 첫째는 범야권 민심이 생각보다 온건하다는 점 둘째. 범여권의 저항이 클 것이라는 점이다.

 

2. 전망과 대응

1) 정치적 공방

민심이 일방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앞으로는 이재명, 조국에 대한 사법처리가 일정에 오른다고 봐야 한다. 총선민심은 이재명을 부당하게 탄압하는 윤석열 심판이라기보다는 이재명이 문제가 있지만 일단은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하고 보자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재명, 조국 사법처리가 현실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흔들기 위한 대여 공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탄핵, 개헌과 같은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제기될 수 있다.

 

2) 권력투쟁

4.10 총선 이후 대통령의 구상이 하나둘씩 구체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대통령과 한동훈 전 위원장 사이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일단은 윤석열 대통령의 주도권 아래 관계 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의 대응이 구체화되면서 전체적으로 범여권의 권력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단 갈등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하기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NBS 조사에 따르면 4월 3째주 대통령의 지지도는 2주 전에 비해 11% 내린 27%였다. 대통령에 대해 보수 지지층조차도 조금씩 지지를 철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한동훈 위원장은 보수 진영 내에서 44.7%의 지지를 얻고 있다.(4월 16일 미디어토마토)

범야권의 권력 투쟁에서 갈등 요인은 첫째 이재명과 조국 사이의 갈등, 둘째 이재명, 조국 사법처리 여부에 따라 범야권의 권력지형의 변화로 나눌 수 있다.

 

3 대안

1) 단합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등 차기 대권 주자들 그리고 108명 국회위원들의 단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현 상황은 거대 야당의 출현으로 대통령 탄핵, 개헌 등이 거론될 정도의 일종의 비상상황이다. 대통령과 108명 국회위원들이 일사분란한 단합을 유지한다면 탄핵 등과 같은 정치적 공세를 막아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2) 리더십과 혁신

차기 대선을 지휘할 리더십을 순조롭게 구성할 뿐만 아니라 국민 대중의 여망에 맞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과정이 단결과 축제의 장으로 치러져야 한다.

혁신의 관점에서 덧붙이면 한동훈 전 위원장이 언급한 수도권 정당론은 혁신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영남, 고령층 중심의 정당이었다면 수도권 정당은 40~50대 이하 중년, 청년층의 정당이 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당의 노선과 체질을 그에 맞게 바꿔야 한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여러 조건은 그와 잘 맞는다. 한동훈은 73년생 92학번으로 87년 직선제와 더불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던 시절에 나고 자랐기 때문에 선진국의 감수성과 성향을 체현하고 있다.

 

3) 보수시민사회의 개편

보수시민운동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형성되었다. 주로 고령층이 중심이고 광화문 일대에서 헌신적인 거리 투쟁을 진행하여 보수시민운동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신비주의가 만연해 있고 결정적으로 청년층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다.

새로운 보수시민운동은 40~50대를 중심으로 20~30대와 광범위하게 연합하고 이에 기초하여60~70대와 연대하는 양상을 띠어야 한다.

 

민경우: 1984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해 87년 서울대 인문대학생회장을 지냈다. 1995~2005년 주사파를 상징하는 조국통일범민주연합 남측본부의 사무처장을 맡았고,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입장을 선회해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운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