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장 할래? 대통령 할래?”라고 물어봤다고 주장하며 여권을 들쑤시고 있는 명태균 씨에 대해 사법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명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정치자금법 위반이 문제가 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명씨는 “날 잡으면 한달 만에 대통령 하야하거나 탄핵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명씨의 허언이 도를 넘었다는 게 여권의 중론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기 전과가 있는 허풍쟁이 듣보잡”이라고 명씨를 규정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고 정치 참여 선언을 한 다음에도 사실 정치권 인사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저도 만났다”며 “초기에는 특히 정치권 외곽 사람들을 많이 접촉했고, 그중에 김종인 위원장도 있었다. 여의도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온갖 줄을 대고 찾아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여의도에 활동하고 있는 듣보잡 허풍쟁이 사기꾼들은 1000명은 되는 것 같다”며 “그분들은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고 대통령뿐만 아니라 온갖 사람들을 자기가 다 만든 것처럼 행세하고 다닌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대선 시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윤 대통령에게 입당하라고 했을 것이다. 제가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입당하기 직전이었는데 윤 대통령의 입당 과정 또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제가 제일 잘 안다”며 “그래서 지금 명태균 씨가 이야기하는 건 전부 사실과 거리가 한참 멀다”고 단언했다.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따르면 명씨는 이 프로그램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선 경선을 치르는 5, 6개월간 아침마다 전화가 왔다"면서 “윤 대통령에게 7월30일 입당하라고 날짜까지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런 발언 등이 도를 넘은 행태이자 거짓이라고 본 것이다.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10일 페이스북에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며 “진짜 그때 명태균 사장이 윤석열 총장 내외에게 패싱입당을 권유했고 그 의견을 받아들인건지, 아니면 명태균 사장의 과장인지가 궁금하다”라고 썼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자기가 입을 열면 대통령이 하야한다느니 나라가 뒤집힌다느니 이런 이야기하고 다니는 듣보잡 허풍쟁이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되는 이 상황이 참담하다”며 “검찰은 김영선 의원과의 돈거래 문제를 빨리 수사해서 구속을 해야 대통령이 하야를 하는지 아닌지 볼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홍 시장은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캠프를 들락거리던 선거브로커가 언젠가 일 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예상 못했다"면서 "조속히 수사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다시는 정치판에 이런 아류의 선거브로커가 활개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검찰은 성역없이 나온 의혹들 모두 수사하세요. 머뭇거리지 말고 수사하세요. 잔불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정리하세요"라고 조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