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쇄신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40분 앞두고 취소하자, 쇄신보다 당권을 우선시한 모습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당에 변화가 가능한지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고, 동아일보는 “친윤석열계가 대선 패배에 대한 심판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기 위한 허수아비였나”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2일 <"선거 이긴 정당 같다" 국힘 내부의 개탄>이라는 사설을 통해 “의원총회를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진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렸다”며 “이런 당에 변화가 가능한 것인지 많은 국민이 의심할 만하다”고 밝혓다.
사설은 “언제 누구 주도로 전당대회를 해야 자기 계파가 당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쇄신보다 더 우선”이라며 “어이없는 계엄으로 탄핵당하고 정권을 잃은 당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일화 파동으로 당이 한없이 추락할 때 젊은 정치인을 비대위원장으로 뽑아 이용하더니 선거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사퇴하라고 압박한다”며 “이러다가는 국힘은 해체 수준의 쇄신이 아니라 해체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40분 전 일방적 의총 취소… 눈곱만한 책임도 안 지겠단 ‘친윤’>이라는 사설에서 “표면적인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 연기를 결정한 사법부 규탄에 집중하자는 것”이라면서도 “그 이면엔 ‘친윤 정치’ 심판과 퇴진 요구를 막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국민들은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에 큰 관심이 없다”며 “다만 집권여당 시절 비상계엄을 감쌌고, 자당 대선 후보를 새벽 3시에 교체하려다가 평당원 손에 좌절당했던 것에 대한 반성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친윤 주류는 눈곱만큼의 책임도 지지 않고 새 원내대표를 통해 당권을 지키려고만 한다”며 “언제까지 이런 볼썽사나운 당권 다툼을 봐야 하나”라고 한탄했다.
한겨레는 <쇄신 난망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는 대선용이었나>라는 사설을 통해 “지금 분위기에서 새 원내대표는 당내 다수인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김 위원장 임기가 오는 30일 끝나고 나면, 당 쇄신과 새 당대표 선출 논의는 새 원내대표가 주도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성과 쇄신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김 위원장은 그저 대선 때 국민 앞에 잠깐 내세우고 마는 허수아비였나”라며 “’대선에서 이긴 당 같다’는 김 위원장 말처럼, 민심의 심판을 받고도 국민의힘은 그저 안일하고 평온하다”고 꼬집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