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가 사회적 난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감시해야 할 기성 언론이 오히려 허위 정보의 ‘확성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수차례 제기됐다. 자극적인 정보를 검증 없이 받아쓰거나, 정파적 이익을 위해 왜곡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행태가 언론의 신뢰도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속도전이다. 타사보다 한발 앞서 보도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언론은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미확인 정보를 충분한 취재 없이 기사화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많은 기자가 "속도 경쟁 때문에 팩트체크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다"고 고백한다. SNS나 커뮤니티의 게시글을 ‘논란’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옮겨 적는 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은 가짜뉴스가 공신력을 얻어 공식화되는 가장 흔한 통로다.
언론이 특정 정치적 입장을 대변할 때 가짜뉴스의 증폭 효과는 극대화된다. 사실 여부보다 ‘우리 편에 유리한가’를 우선시하는 태도는 명백한 허위 사실조차 ‘의혹 제기’라는 미명 하에 보도하게 만든다. 특히 유튜브 등에서 생산된 근거 없는 음모론을 기성 언론이 인용 보도함으로써, 해당 정보에 일종의 ‘면죄부’를 주고 대중에게 확산시키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언론사의 수익 구조가 조회수(PV) 중심의 광고 수입에 의존하면서, 자극적인 가짜뉴스는 매력적인 상품이 되었다. 제목에는 ‘충격’, ‘난리’ 등을 붙여 시선을 끌고, 본문에서는 “라는 주장도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클릭베이트(Clickbait)’ 행태는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이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언론 자체가 가짜뉴스의 유통 거점이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언론이 가짜뉴스 증폭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언론 본연의 기능인 게이트키핑(Gatekeeping)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서정욱 변호사는 “단순히 전언(傳言)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전언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맥락을 짚어주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라며 “허위 정보에 대해 침묵하거나 동조하는 언론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언정,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생명력은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원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