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언론의 '낚시성 제목'을 누리꾼들이 비난하자 해당 기사를 쓴 기자가 자기 의사와 무관한 데스크의 ‘무리한 제목 달기’ 사실을 해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모 경제신문은 지난 3월 26일 <세계 최대 규모 해리포터 스튜디오, 서울서 3시간 거리에 들어선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3시간 거리에 해당되는 곳을 일본 도쿄로 적시한 가운데, 이유에 대해 "인천서 도쿄까지 비행기로 2시간 20분 내외일 정도로 가깝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곧바로 누리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그냥 도쿄에서 열린다고 하는 게 낫지 않나?', '클릭 횟수로 돈 버는거니?', '대전이나 강원도 쪽에 생기나 했어요' 등의 반응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해당 기사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자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울서 3시간 거리'는 제가 쓴 제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포털에 기사를 올리는 과정에서 제 뜻과 무관하게 수정된 것"이라면서 자신은 <'해리포터 팬들 모두 모여라' 도쿄 테마파크 개봉박두>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기자는 또 "저는 개인적으로 낚시성 제목이나 기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부류의 글은 진실성을 중요시하는 제 가치관과도 어긋난다"라며 "제목이 바뀌니 제 의도와는 무관하게 논란이 돼 버렸다. 언론사에 있지만 저 역시 언론의 피해자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보통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들이 조회 수가 높다. 그래서 포털에 올라가는 기사는 담당 데스크가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기자 의사와 무관하게 문장을 삽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기사는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는 물론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기사 제목 어뷰징(클릭수 늘리기 위한 무리한 조작이나 부풀리기 등의 행위)으로 인한 누리꾼들의 분노와 이로 인한 해당 기자의 피해는 되돌릴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기사들로 인해 자칫 수많은 '가짜뉴스'가 양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정 세력이나 집단이 의도적으로 제목을 비틀어 편 가르기와 혐오를 조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한 언론 전문가는 “가짜뉴스는 팩트 자체가 거짓일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가짜 제목이나 낚시성 제목도 가짜뉴스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라며 “이번 낚시성 제목을 둘러싼 일련의 헤프닝은 이러한 언론 매체들의 각종 어뷰징 행태나 관행에 경종을 울려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