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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공단, 실적 부풀리기…18년간 4.2조 달해

상각에 따른 비용 발생 계산하지 않아…매년 2천억 이상 부풀려져
뻥튀기 회계로 공공기관 경영 평가서 높은 점수…성과급 잔치
감사원의 상시적 결산 검사 확대 여론 높아져

최근 감사원이 국가철도공단(이하 철도공단) 재무제표 작성 관련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한 가운데, 실적을 2004년부터 18년 넘게 부풀렸고 그 총액이 4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철도공단에서 과대계상(감가상각비로 기표할 금액을 부풀려서 기표한 것)한 총 규모는 4조 2,156억원에 이른다. 매년 수천억원대 순손실이 수백억원으로 축소되거나 수백억원 순이익으로 둔갑했다.

 

철도공단은 2004년 창립 이후 2021년까지 18년 동안 시설관리권의 가치를 단 1원도 상각하지 않았다. 철도공단이 시설관리권 가치를 정상적으로 상각했다면 그만큼의 영업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계산됐을 것이고, 철도공단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도 매년 상각액만큼 감소했을 것이다.

 

하지만 철도공단은 상각에 따른 비용 발생을 계산하지 않았다. 그 결과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실적이 부풀려졌다. 감사원이 철도공단이 창립한 2004년부터 고속철도 관련 부채를 모두 갚게 되는 2051년까지 시설관리권 11조 2,439억원을 상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철도공단 실적을 다시 계산했더니 2021년의 174억원 순이익도 2,168억원의 순손실로 바뀌었다.

 

철도공단은 이러한 실적 부풀리기로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5년간 경영평가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철도공단은 2017~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재무 구조 개선이 이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2021년엔 순이익을 냈다며 2022년 기관장 보수를 3000만원 넘게 올리기도 했다.

 

이에 감사원은 철도공단에 "시설관리권에 대한 상각 방법을 회계 기준에 맞게 정액법(매년 일정 금액 상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회계기준원도 감사원에 '철도공단이 시설관리권을 장기간 전혀 상각하지 않은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한편 감사원은 그간 감사원의 결산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재무제표 작성실태를 점검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된 기관을 중심으로 10개 기관을 선정해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약 한 달간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점검했다.

 

그 결과, 국가철도공단은 2004년 설립 이후 2021년까지 정액법 및 이익상각법 등 4가지의 상각방법을 선택·적용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철도시설관리권을 상각하지 않아 2021회계연도 기준 상각누계액이 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공단의 분식 혐의가 18년 동안 적발되지 않은 것이 감사원의 상시적 결산 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후 공공기관의 뻥튀기 회계 문제가 근절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