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공정미디어연대가 주최한 <허위·조작 정보 왜 근절되지 않는가> 세미나에선 그간 한국 언론의 가짜뉴스가 실태가 다시금 지적되며 참석자들의 개탄을 자아냈다. 특히 최근 전국 단위 선거였던 지난 4.10총선에서도 수많은 왜곡 조작 보도가 있었고, 대표적 가짜뉴스였던 채널A 이동재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들이 한국기자협회로부터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는 게 재환기됐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오정환 前 MBC 보도본부장은 ‘한국 방송사들의 가짜뉴스 실태와 원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오 전 본부장은 “지난 4월 총선 시기였던 올해 1월 12일 YTN은 ‘김건희 여사 모녀가 23억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뉴스타파 전날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며 “하지만 이 액수는 검찰의 ‘사건종합의견서’ 도표에 있는 내용일 뿐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후 여러 방송들이 ‘23억원 수익’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반복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오 전 본부장은 이어 “3월 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국민의힘 서천호 후보자(경남 사천)가 당내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자로 확정됐는데도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일방적 주장을 했다”고 상기했다.
총선판을 뒤흔들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대파 발언’은 언론이 발언의 맥락'을 완전히 무시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왜곡 보도한 대표적 사례였다. 3월 18일 윤 대통령과 농협 관계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나눈 대화는 이랬다.
농협 유통 대표는 “원래 가격은 1700원인데 저희가 875원에 판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장은 “원래는 2550원”이라고 했고, 농림부 장관은 “비쌀 때에는 3900원까지 간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 가격”이라고 말했는데, 언론들은 마지막 윤 대통령의 발언만 따로 떼어내 윤 대통령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지도자로 비치게 했다. 또 참모들이 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해 대파 한단을 875원으로 싸게 파는 매장으로 대통령의 발길을 유도한 것으로 인식되게 한 것이다.
이홍렬 전 YTN 보도국장은 2020년 3월 MBC의 ‘검언 유착’ 보도를 언급했다. 당시 채널A 이동재 기자가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공모해 유시민 씨 비리를 캐려 했다는 게 보도의 골자였다. 이동재 기자는 이 보도로 석달 만에 해고됐고 한달 뒤 구속됐다. 구치소에 20일 수감됐다 3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한국기자협회는 MBC 기자들에게 ‘이달의 기자상’까지 수여해놓고는 지금까지 취소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보도국장은 “허위 조작정보가 이제 돈벌이 수단이 됐다”고 개탄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이 청담동 모처에서 변호사들을 모아놓고 술자리를 가졌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경우, 이를 보도한 더탐사가 슈퍼챗 1위를 기록했다. 이 의혹을 국회에서 공식 언급한 김의겸 전 의원은 순식간에 후원금 1억5000만원을 채웠다.
이 전 국장은 “김대업 병풍 조작으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11% 추락했는데(대법원 판결), 김대업은 고작 1년9개월을 감옥에서 보내고 가석방됐다”며 “MBC PD 수첩의 광우병 방송은 제작진 전원이 무죄, 나경원 억대 피부과 이용 보도, 오세훈 생태탕 보도에도 어떠한 징계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위조작 정보로 개인이나 집단이 입은 실질적 피해는 상당하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