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인권 탄압’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JTBC ‘뉴스룸’(지난달 29일 방송)에 대해 ‘대체로 거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재원 JTBC 앵커는 지난달 29일 ‘뉴스룸’의 <단독 : “윤 부당대우? 그런 말 한 적 없다”>라는 리포트에서 “최근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인권 탄압’을 당하고 있다는 측근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트럼프와 가까운 미국 인사가 이걸 문제 삼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당사자에게 확인해 봤더니 이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혜미 JTBC 기자가 발언 당사자인 프레드 플라이츠 부소장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자면, 윤 전 대통령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평 변호사가 일부 언론 보도를 인용해 플라이츠 부소장이 ‘윤 전 대통령에게 부당한 대우를 계속할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말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윤 전 대통령이 박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 감시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와 협력하고 있는 공정미디어연대는 팩트체크 보고서를 통해 ‘뉴스룸’의 보도가 ‘대체로 거짓’이라고 밝혔다. 공미연은 포털 뉴스 검색을 통해 관련 팩트체크를 검증했다.
공미연에 따르면, 해당 보도 직후 플라이츠 부소장이 자신의 SNS에 “JTBC 기자가 제 발언 중 일부를 누락했다”면서 “인터뷰 중 ‘윤 전 대통령이 현재 구금 중에 학대를 받고 있다는 보도와 그가 사형 또는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는 매우 우려스럽다’라는 대목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JTBC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다는 글을 게시했고, 이후 일부 언론들을 통해 관련 내용이 보도되며 파장이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기사를 작성한 김 기자가 플라이츠 부소장과 주고 받은 인터뷰 전문을 ‘JTBC 온라인’ 기사를 통해 공개하며 반박했다.
김 기자는 “그가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것보다 ‘어떤 점이 부당한 대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점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다”라면서 “언론 인터뷰는 모든 발언을 담을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하며 인터뷰어가 부각하고자 하는 것, 확인하고자 하는 것 사이에서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기사는 그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공미연은 “해당 리포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집어넣었을 뿐, ‘인권 탄압’과 관련한 핵심적 문장인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내용을 누락했다”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한 적 없다’만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라이츠 부소장이 지적한 내용은 핵심이 아니라고 김 기자는 주장했지만 주관적인 판단에 불과하다”면서도 “다만 시간적 한계가 있는 방송 보도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해당 보도는 ‘대체로 거짓’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