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일부터 나흘간 연속 파업에 돌입한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앞두고, 노조의 투쟁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뉴시스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나흘간 연속 파업에 돌입한다. 2~3일은 4시간씩, 4~5일은 7시간씩 작업을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의 노사 관계가 경색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까지 가시화된 총파업 일정은 없지만, 노란통부법이 시행되면 노조의 파업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것이 재계 시각이다.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커지는 산업적 특성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의 전신) 하청노조가 2022년 51일간 파업하고 일부 도크도 점거했는데, 이로 인한 손해가 수백억원에 이른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부에 이송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동쟁의의 범위가 확장되는데, 이 역시 긴장 상태를 키울 수 있다. 노동조건의 중대한 변화를 발생시키는 경영상 결정도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면서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해 함정 건조 능력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근대적 노사관계만 고집하며 눈 앞의 이익에만 집작하면 (합병 프로젝트) 실현을 힘들게 할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를 기반으로 노조가 임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월 기본급 13만원 인상, 격려금 520만원, 약정임금 100% 등의 의견 일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길도 열린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지회와 함께 한 하청업체의 폐업으로 인한 임금체불 의혹을 제기하는데, 이 같은 노조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이 공포되지도 않을 정도로 초기인 만큼, 노조나 사측 모두 현안이 발생하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다"며 "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노사관계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루스가디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