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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입은 ‘가짜 경제뉴스’… "탐욕과 공포를 먹고 자란다"

“정보의 비대칭성 악용한 과거의 주가 조작과 달리, 이제는 정보 자체를 위조하는 시대”
"특급 정보라는 유혹에 빠지기 전, 출처가 불분명한 속보나 자극적 유튜브 의심해봐야"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 뉴스가 단순한 정치적 선동을 넘어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최근 발생한 사례들은 가짜 뉴스가 더 이상 ‘해프닝’이 아닌, 국가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경제 테러’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특정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기술 개발에 관한 허위 속보다. 실제 지난 2021년 과거 한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인수 지시’라는 가짜 속보 한 줄에 상한가로 직행했다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며 순식간에 폭락해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본 바 있다.


2026년 현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이 동원된다. 유명 기업 총수가 직접 발표하는 듯한 정교한 가짜 영상이나 음성을 만들어 배포하면, 알고리즘 매매 시스템이 이를 실시간 뉴스로 인식해 즉각적인 투매나 매수를 일으킨다.


◇ 연간 30조 원 규모의 ‘보이지 않는 비용’


현대경제연구원 등 주요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가짜 뉴스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은 약 3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위 정보로 인한 주가 변동성 증대 및 시가총액 증발, 가짜 악재 뉴스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 및 영업 피해와 같은 기업 신뢰도 하락, 가짜 뉴스를 판별하고 단속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행정·사법적 자산 낭비 등이 포함된다.

 

◇ "신뢰가 무너진 시장은 작동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가짜 경제뉴스가 초래하는 가장 큰 사회경제적 위협으로 ‘정보에 대한 불신’을 꼽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6년까지 인류를 위협할 가장 큰 단기 리스크로 ‘AI 기반 가짜정보 확산’을 선정했다. 시장에 가짜 뉴스가 범람하면 투자자들은 진짜 호재조차 의심하게 되고, 이는 결국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마비시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한 과거의 주가 조작과 달리, 이제는 정보 자체를 위조하는 시대”라며 “개별 투자자의 주의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의 책임 강화와 강력한 법적 처벌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짜 뉴스는 사람의 '탐욕'과 '공포'를 먹고 자란다”며 “‘나만 모르는 특급 정보’라는 유혹에 빠지기 전, 출처가 불분명한 텔레그램 속보나 자극적인 유튜브 썸네일을 한 번 더 의심해보는 신중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송원근 기자